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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허 재라는 매혹적 카드에 너무 도취됐던 건 아닐까.
5억원. 큰 돈이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 무대에 정상적인 팀 운영을 하겠다고 약속한 집단이 준비하지 못할 금액도 아니다. 당장 가입금의 일부인 5억원으로 문제를 일으킨다는 건, 현재 데이원스포츠의 재정 상태가 굉장히 열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허 대표는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캐롯을 열심히 홍보하고 있고, 농구 측면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문제는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구단 운영이 어떻게 되는지 큰 틀에서는 알 수 있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세세히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허 대표도 현 상황 "약속과 다르지 않느냐"며 분노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두 번째는 데이원스포츠의 모기업으로 알려진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라는 간판이 큰 역할을 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해줄 안정적인 보험용 카드로 인식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간판이 좋다고 해도, 거기서 지갑을 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KLPGA 대회도 주최하기로 했으나, 대회 개막을 앞두고 돈 문제로 파행을 일으켰다. 프로 스포츠를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농구라고 엄청난 정성을 쏟을 것 같지는 않다.
문제는 당장 문제가 된 5억원 가입비를 낸다 해도, 앞으로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가장 분위기 좋고 재정적으로도 흥할 창단 초기부터 돈 문제가 불거지면, '돈 먹는 하마'라고 불리우는 프로팀이 앞으로 시즌을 치르며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모른다. 이미 농구판에서는 신뢰를 잃은 상황이다.
지난 2008년 프로야구 히어로즈 창단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당시에도 센테니얼이라는 회사가 현대 유니콘스 야구단을 인수했지만, 처음 가입비를 납부하지 못해 우리담배와의 네이밍 스폰서가 한 시즌도 못가 해지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그나마 야구는 당시 인기가 매우 많았고, 히어로즈에서 박병호, 서건창 등 스타들이 탄생하며 구단 가치가 상승해 명맥을 이을 수 있었지만 농구는 또 다른 문제다. 시작 전부터, 많은 농구인들이 걱정의 한숨만 내쉬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