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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과 KB스타즈는 지난 시즌까지 최근 5년간 여자 프로농구를 아우르는 양대 산맥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이 구도가 완전히 깨졌다. 11일 현재 우리은행은 11승1패, 9할이 넘는 승률로 독주를 하고 있지만 KB스타즈는 단 2승(10패) 획득에 그치며 최하위 하나원큐에 단 1경기차로 앞설 뿐이다. 오프시즌에 공황장애로 전력에서 이탈한 박지수의 공백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이외엔 지난 시즌 우승 멤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에 이 정도로 무너질 것이라 예상키는 힘들었다. 공수의 중심이 빠지니 어쩔 수 없다고는 해도, 일단 밀릴 경우 이를 뒤집기 힘들 것이란 심리적인 위축감도 분명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래도 중하위권팀들과는 접전을 펼치다 승부처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지만, 강팀과의 경기에선 아예 초반부터 내내 밀리다 허무하게 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2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와 우리은행 경기도 이 패턴이 되풀이 됐다. 앞선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 초반부터 밀리며 완패를 했는데,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18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자인 김민정이 경기 시작 후 연속 3개의 2점포를 넣으며 6-5로 앞선 것이 유일한 리드였을 뿐 내내 끌려다녔다. 이틀만에 경기를 치른 우리은행 선수들도 1쿼터 슛 성공률이 고작 26%에 이를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못했지만, KB 역시 외곽포가 전혀 말을 듣지 않으며 앞서나갈 수 없었다.
상대성이 있긴 하지만 우리은행 역시 체력 부담에서 기인한 무기력한 슛 성공률에다, KB 선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를 효과적으로 뚫어내지 못하며 시즌 최소 득점에 그쳤다. 우리은행은 51대39로 승리, 시즌 12승째를 다소 개운치 못하게 따냈다. KB 역시 팀 역대 최소 득점(이전에는 41득점)으로 5연패에 빠졌다.
청주=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