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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시즌까지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에서 뛰던 박지현은 국외 무대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부터 호주, 뉴질랜드를 거쳐 스페인 리그까지 1년 동안 무려 세 나라의 세 팀을 경험했다.
가장 최근엔 스페인 2부 리그의 아술마리노 마요르카 팔마 소속이었던 박지현은 시즌이 끝난 뒤 호주 혹은 유럽 리그에서 뛸 새 팀을 찾고 있다.
박지현은 "힘들면 그만둘 거라는 생각을 많이들 한다. 주변에서도 힘들면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말씀을 많이 하신다"며 "힘든 건 당연하다. 솔직히 위축될 때도 있긴 했다"고 했다.
다만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단언한 박지현은 "이런 걸 경험하려고 왔는데, 정말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생각뿐이다. 오히려 주변에서 '지금쯤 포기하겠지'라고 생각할수록 '난 지금 포기하지 말아야지'라는 오기가 생긴다"며 굳은 심지를 드러냈다.
그는 국외 무대에 첫발을 내디딜 때 삼았던 '호주·유럽 리그에서 1부 뛰기'라는 목표를 이루고 싶기 때문에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박지현은 "너무 목표에만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 과정만으로도 사실 지금 돌아와도 후회는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세운 만큼 이루고 오고 싶다. 호주나 유럽 1부 리그에서 뛰면서 좀 더 경쟁력 있는 선수들과 부딪치고 싶다"고 눈빛을 빛냈다.
그간 뉴질랜드, 호주, 스페인 등 더운 나라에서 생활한 박지현은 피부색도 까매지고 몸도 더 탄탄해졌다.
박지현은 "그동안은 체육관에서만 운동하다 보니 야외에 있을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스페인에서는 팀원들이 훈련 끝나면 바다에 나가서 회복 훈련을 한다든지, 다 같이 바다에 놀러 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같이 나가서 태닝도 했다"며 "나 혼자 한국인처럼 래시가드를 입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웃었다.
일부러 벌크업을 하기도, 저절로 몸이 단단해지기도 했다고 한다.
박지현은 "해외에서는 내가 그렇게 좋은 몸은 아니다"라며 "해외에서는 드라이빙 한 번 하기가 정말 힘들고, 선수들과 몸싸움도 확연히 많다"고 설명했다.
"훈련 중에도 부딪쳐보면 부족한 게 너무 많이 느껴져서 웨이트 훈련을 많이 보강했다"는 박지현은 "그런 부분에서 살아남아야 하니까 몸이 실전 근육처럼 저절로 커진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는 케이틀린 클라크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하며 더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박지현은 "미국은 이미 큰 시장인데도 그런 스타를 만들어서 더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는 걸 보면 부럽기도 하다"며 "나 하나로 전체를 바꿀 수는 없지만, 나의 존재로 조금이라도 국내 여자농구에도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은 다음 달 중국 선전 열리는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아시아컵에서 조별리그 A조에 속해 뉴질랜드, 중국, 인도네시아와 차례로 맞붙는다.
대표팀은 직전 대회에서 뉴질랜드에 패한 탓에 4강에 들지 못한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첫 상대로 만나는 뉴질랜드를 반드시 꺾겠다는 각오다.
뉴질랜드의 토코마나와 퀸스에서 뛰었던 박지현은 "예전의 뉴질랜드라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경각심을 좀 더 가져야 한다"고 경계했다.
박지현은 "뉴질랜드 리그가 만들어진 지 3년 정도 됐는데, 리그를 키우기 위해 엄청나게 투자하고 있고 그만큼 선수들의 실력도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장이 22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2007년생 '초장신' 장쯔위와의 대결에 대해서는 "사실 남자 선수들도 그보다 큰 선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본 적도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나(183㎝)와 거의 40㎝ 차이가 난다. 상상이 안 갈 정도로 크다"는 박지현은 "박지수(198㎝) 언니도 너무 큰데, 실제로 코트에서 만나면 신기할 것 같다"며 걱정 반, 기대 반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soruh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