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원=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남자프로농구 서울 SK가 'KT 킬러' 본능을 앞세워 연승을 가동했다.
SK의 해결사 자밀 워니는 20득점, 13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시즌 4호, 시즌 개인 두 번째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래저래 SK가 불리해 보였지만 KT 내부를 들여다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KT는 외국인 선수 아이제아 힉스가 부상으로 갑자기 빠졌다. 지난 정관장전에서 리바운드 착지 도중 오른발이 꺾이는 바람에 통증이 생겼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일단 건너뛰기로 했다는 게 문경은 KT 감독의 설명이다. 여기에 KT는 SK와의 맞대결 7연패를 당한 상황이다.
경기 시작 전 미디어 미팅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 문 감독은 "어제 SK가 어린 선수 효과를 봤다는데, 또 그렇게 허용할 수는 없다. 초반 기선제압을 통해 상대의 주전 멤버들이 체력 안배할 겨를을 줄이겠다"면서 "용병 열세는 자밀 워니에 대한 강한 협력수비로 워니를 편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에 맞서는 전희철 SK 감독은 '변칙 용병술'을 버리겠다고 미리 예고했다. "우리 팀은 한 번 효과를 본 것을 연속으로 이어가지 못한다. 우리 선수들의 특성이 그렇다. 묘하게 불변의 법칙과도 같다"면서 "어제 체력을 아꼈으니 정상적인 베스트 멤버 선발 가동으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두 감독의 경기 전 기대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였다. 우선 문 감독이 기대한 기선제압은 성공했다. 1쿼터에 워니를 상대로 한 수비 전술이 먹혀들면서 4실점으로 막은 대신 데릭 윌리엄스가 초반부터 공격력을 끌어올렸고, 박준영이 워니 상대 협력수비는 물론 내외곽 득점에 가담한 덕에 20-16으로 먼저 앞섰다.
여기서 전 감독의 '슬픈 예감'은 맞았다. 전날과 달리 주전을 선발로 내세웠는 데도, 주도권을 빼앗겼으니 "연속해서 잘 하는 경우는 없다"는 농담이 현실화된 것이다. 하지만 두 팀의 상황은 다시 뒤바꼈다. KT는 기선제압만 했을 뿐 이어가지 못했고, SK는 1쿼터 이후 전 감독에게 따끔하게 혼이 났는지 전날 '잘했던 플레이'를 되찾았다.
2쿼터 '득점머신' 워니가 용병 열세인 KT의 허점을 마구 공략하기 시작했고, 안영준과 김낙현이 흔들리는 KT의 내외곽을 흔들면서 역전은 어렵지 않았다. 전반은 43-38로 앞선 채 성공적으로 마친 SK는 3쿼터에서도 한때 10점 차로 달아나는 등 한 번 잡은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4쿼터 승부처 KT의 뜨거운 추격전이 전개됐다. 쿼터 시작 6분여 동안 SK를 5득점으로 묶는 대신 무려 13점을 쓸어담으며 67-67 동점에 성공한 것. 하윤기가 종료 2분59초 전 샷클락 버저비터 동점골을 터뜨렸을 때 KT 홈 경기장은 열광 그 자체였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KT는 이후 실책성 플레이와 체력적인 열세를 노출하며 다 잡은 고기를 내주기 시작했다. SK는 워니의 해결사 본능을 앞세워 이미 잡은 승기를 끝까지 사수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