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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천국에 전지훈련 떠난 '휠농 레전드' 고 강희준 코치" 코웨이 블루휠스 후배들, 시즌 첫 우승컵을 영전에 바쳤다

고 강희준 코웨이 블루휠스 휠체어농구단 코치(가운데)의 2023년 10월 7일 현역 은퇴식 현장. 아내 이보윤씨(왼쪽)와 아들 은택군이 각각 은퇴 기념패와 영구결번 77번 유니폼 액자를 든 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코웨이 블루휠스
고 강희준 코웨이 블루휠스 휠체어농구단 코치(가운데)의 2023년 10월 7일 현역 은퇴식 현장. 아내 이보윤씨(왼쪽)와 아들 은택군이 각각 은퇴 기념패와 영구결번 77번 유니폼 액자를 든 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코웨이 블루휠스
사진제공=고 강희준 코치 가족
사진제공=고 강희준 코치 가족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남편이 천국에 전지훈련 갔다고 생각해요."

'휠체어농구 레전드' 코웨이 블루휠스 강희준 코치를 지난달 30일 하늘로 떠나보낸 아내 이보윤씨가 담담하고도 절절한 망부가를 전했다.

지난해 코웨이 블루휠스의 리그 우승, 전관왕 뒤에서 묵묵히 헌신한 강희준 코치가 '농구 인생 30년'을 맞는 2026년 봄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향년 51세.

사진제공=고 강희준 코치 가족
사진제공=고 강희준 코치 가족
사진제공=고 강희준 코치 가족
사진제공=고 강희준 코치 가족

고 강희준 코치는 1996년 무궁화전자 휠체어농구단에서 데뷔한 후 1997~2006년 국가대표로 1998년 방콕장애인아시안게임 금메달, 2002년 부산 대회 은메달, 2006년 말레이시아 대회 동메달 주역으로 활약했다. 2003년 안산 플러스휠체어농구단에서 플레잉코치로 지도자와 현역 생활을 병행했고 2019년엔 아산 휠스파워 플레잉코치로 2부 우승을 이끌며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서울시청 플레잉코치에 이어 코웨이 블루휠스 휠체어농구단의 창단 멤버 겸 플레잉코치로 활약했고, 2023년 선수 은퇴와 함께 코웨이 블루휠스 코치로 후배들과 동고동락해왔다. 은퇴식에서 그의 번호 77번은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상대팀 후배들도 한목소리로 "강희준!"을 연호할 만큼 후배들의 사랑과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좋은 선배였다.

2023년 10월 7일 고양시 홀트일산복지타운 체육관에서 진행된 강희준 코웨이 블루휠스 휠체어농구단 플레잉코치(가운데)의 현역 은퇴식. KWBL 관계자와 코웨이 팀 관계자 및 동료, 후배, 강 코치의 가족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코웨이 블루휠스
2023년 10월 7일 고양시 홀트일산복지타운 체육관에서 진행된 강희준 코웨이 블루휠스 휠체어농구단 플레잉코치(가운데)의 현역 은퇴식. KWBL 관계자와 코웨이 팀 관계자 및 동료, 후배, 강 코치의 가족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코웨이 블루휠스
서울림운동회 재능나눔 현장에서 참가학생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고 강희준 코웨이 블루휠스 코치.(1열 왼쪽 끝)
서울림운동회 재능나눔 현장에서 참가학생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고 강희준 코웨이 블루휠스 코치.(1열 왼쪽 끝)

2024년 9월 대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과 항암치료 후 코트로 돌아온 강 코치는 쉼없이 달려왔다. 김영무 감독과 함께 지난해 코웨이 블루휠스의 전관왕을 이끌었고 '서울림운동회' 휠체어농구 재능나눔 현장에도 적극 나섰다. 새 시즌을 준비하던 지난 2월 중순 다리에 심상치 않은 통증을 느꼈다. 3월 1일 응급실에 입원했고, 뇌로 암이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다시 나오지 못했다. "곧 훈련장으로 돌아가겠다"던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못했다.

특수교사 아내 이보윤씨는 "남편이 천국에 전지훈련 갔다고 생각한다"면서 "암이 전이된 걸 뒤늦게 발견했다. 그래도 가족이 함께 임종을 준비할 한달의 시간이 주어진 기적에 감사한다"고 했다. 맏딸 은선양은 올해 대학교 신입생, 아들 은택군은 고등학교 2학년이다. 훈련장에서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긍정적이고 모범적인 농구인이었던 그는 집에선 성실한 가장이자 다정한 아빠였다. 이씨는 "아이들에게 늘 친구같은 아빠였고 자랑스러운 아빠였다"라며 "천국에서 잘 지내고 있으면 나중에 아이들과 보러 갈게"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사진제공=코웨이 블루휠스
사진제공=코웨이 블루휠스
김영무 코웨이 블루휠스 감독 sns
김영무 코웨이 블루휠스 감독 sns

고인이 마지막 순간까지 온힘을 다해 헌신한 코웨이 블루휠스 농구단은 새 시즌 첫 우승컵을 고 강 코치 영전에 바쳤다. 김영무 감독이 이끄는 코웨이 블루휠스는 '장애인의 날'인 20일 경기도 고양시 홀트장애인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31회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 결승에서 '숙적' 춘천 타이거즈를 65대51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영무 감독은 "훈련장에서 머리가 아프다고 병원에 갔는데 그게 코치님과의 마지막이었다. 작별인사도 못했다. 2002년 대표팀에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20년 넘게 알고 지냈다. 천생 농구인이고 착해빠진 분이다, 선수단 관리하시느라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고생만 많이 하신 것같다.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는 인사를 전했다. 고 한사현 감독에 이어 강 코치까지 2명의 레전드 선배를 떠나보낸 김 감독은 "하늘에 우리를 응원해 주는 서포터가 2명 있다"고 했다. "사실 시즌 첫 대회 앞두고 별세 소식에 준비과정이 쉽지 않았는데 우리 선수들이 알아서 너무 잘해줬다. 하늘에서 강 코치님이 도와주신 것같다. 시즌 끝까지 흔들림 없이 잘해내는 것이 강 코치님을 향한 우리들의 선물이 될 것"이라며 선전을 약속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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