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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이 재공연될 때마다 늘 앞에 내세우는 말이 있다. '업그레이드'이다. 지난 공연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좋아진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초연된 이 뮤지컬은 개막 이후 굉장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흥행에서는 대박을 터뜨렸지만 완성도에서는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처럼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며 봤다'는 관객부터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고, 다만 노래는 좋았다'는 평에 이르기까지 극과 극의 반응이 공존했다. 객석과의 소통에서는 대성공을 거뒀지만 완성도에서 아쉬움이 남았기에 논쟁의 중심에 설 수 밖에 없었다.
2012년 버전은 초연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 주력했고, 상당히 성공했다. 과거와 현재가 엉켜있던 상황을 알기 쉽게 풀어냈고, '지나치다'는 평을 들었던 80년대의 데모와 고문 장면은 한걸음 뒤로 물러나 은유적인 배경으로 처리됐다. 이러자 주인공 상훈(윤도현)과 여주(리사), 현우(이율)의 캐릭터가 선명해지면서 운명적인 3각 관계가 부각됐다. 부조리한 시대 상황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상처를 받아야했던 청춘들의 아픈 사랑이 객석을 흔들었다. 시대를 초월한 러브스토리로 거듭났다. '광활한' 세종문화회관에서 집중도가 높은 LG아트센터로 공연장이 바뀌었다는 것도 한 몫했다. 아기자기한 조명과 영상도 집중도를 높여줬다.
윤도현 리사 이율 박호산 등의 연기와 열창은 감동의 앙상블을 만들어낸다. 리사가 연기한 여주를 비롯한 모든 캐릭터들이 너무 착하고 맑지만 '아, 맞아, 내 마음속에서도 저렇게 순수함이 있었지'라는 공감대를 전해준다.
뮤지컬이란 살아 꿈틀대는 생명체처럼 진화를 한다. 그게 바로 업그레이드이다. '광화문 연가'는 주크박스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