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톨스토이와 행복한 하루'는 '전쟁과 평화' '부활'을 쓴 작가이자 사회정치 평론가이며 사상가인 톨스토이가 매일매일 읽고 삶의 지침으로 삼을 수 있는 인생의 잠언들을 엮은 책이다. 앞서 국내에서 '인생독본' '인생이란 무엇인가'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던 '독서의 고리'의 초간본을 처음 우리 말로 옮겼다. 원제는 '매일매일 읽기 위한 현자들의 사상'으로, 톨스토이의 사회정치 평론과 철학 사상이 덧보태진 '독서의 고리'에 비해 대중들이 접근하고 이해하기가 훨씬 쉽다.
톨스토이는 20년간 성현의 글을 읽고 발췌한 명언과 세계의 속담, 격언, 금언을 비롯해, 동서양의 종교 경전과 고대 및 현대의 사상가와 철학자들의 책에서 글귀를 뽑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일력으로 정리했다. 누구든지 매일매일 읽고 생각하기 위한 읽을거리를 만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톨스토이는 주로 원전보다는 영어로 번역된 책에서 다시 러시아어로 발췌 번역했다고 한다. 그래서 톨스토이의 번역은 종종 원전의 의미와 다른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원문의 자구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재해석이 가능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단순한 번역 편집본이 아니라, 톨스토이만의 독창적인 예술작품으로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에는 톨스토이 사상의 뿌리이자 핵심인 자연주의, 금욕주의, 비폭력 무저항주의 등이 간략하게 표현돼 있고, 그가 좋아하고 관심을 가졌던 에픽테토스, 러스킨, 파스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루소, 스피노자 등의 사상이 집중적으로 정리돼 있다. 특히 노자의 무위 사상과 공자의 정치철학에 대한 인용은 우리의 관심을 끈다.
톨스토이는 책을 만들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 책을 엮은 목적은 여러 저자들의 책을 그냥 직역하여 제공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훌륭하고 풍부한 사상을 이용하여 독자들에게 보다 좋은 사상과 감정을 일깨워 주고 매일 유익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데 있다. 나는 이 책을 엮을 때 경험했던 고귀한 감정 그리고 지금도 매번 읽을 때마다 경험하는 그 감정을 독자들도 경험하기를 바란다." 톨스토이 자신도 이 책을 늘 가까이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아무데나 펼쳐 읽으면서 자신을 가다듬고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1910년 10월 톨스토이가 주치의와 단 둘이서 마지막 여행길에 오르면서 챙겨 갔던 단 한 권의 책도 바로 이 책 '톨스토이와 행복한 하루'였다. (레프 톨스토이 지음 / 이항재 옮김 / 에디터 발행 / 1만3800원)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