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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떠난 빈자리를 메꿀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우선 주병진의 진행 스타일을 꼽을 수 있다. 진중함과 위트를 동시에 갖춘 몇 안 되는 MC이지만, 방송 공백 12년의 시간차를 뛰어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방송 전 기자간담회에서 "발동이 늦게 걸리는 편"이라고 스스로 말하기도 했지만, 시청자들은 그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았다. 자극적인 설정과 억지 웃음을 배제한 전략은 정직했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지나치게 담백했다. 집단 MC 체제가 자리잡은 현 상황에서 단독 MC가 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집중력을 갖기에도 다소 힘에 부쳤다.
토크쇼가 범람하는 방송환경도 '주병진 토크 콘서트'를 위태롭게 했다. MBC '놀러와' '라디오스타', KBS2 '안녕하세요' '승승장구' '해피투게더 시즌3', SBS '힐링캠프' '강심장' '자기야' 등 다양한 토크쇼가 평일 심야를 점령한 가운데,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게스트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자사 프로그램 홍보성 게스트를 배제하고 박찬호, 차승원, 신승훈, 김창완을 비롯해 서울대에 합격한 섬마을 소녀, ABC뉴스 한국지국장 조주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한경희, 소리바다 대표 양정환, 죠스푸드 대표 나상균 등 저명인사들을 초대했다. 그러나 게스트의 일관성이 없다 보니 토크가 깊이 있게 파고들지 못한 채 겉핥기에 머물고 말았고, 시청자들에겐 혼란만 가져다줬다. 초기부터 공을 들였던 정치인 섭외도 '힐링캠프'에 빼앗겼다.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던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장고 끝에 '힐링캠프'로 갔고, 섭외 물망에 올랐던 홍준표 의원의 출연도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시작부터 삐걱대자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개편을 시도했다. 청중을 없애고, 스튜디오 세트에서 벗어나 매번 공간을 바꿔 분위기를 전환했다. 그 짧은 시간 사이에 여러 코너가 만들어졌다 사라졌고 보조 MC로 여럿 드나들었다. 올해 초부터는 권석 CP와 오윤환 PD를 포함해 MBC 자체 인력이 빠지고 외주제작사가 제작을 전담하고 있다.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MBC가 일찌감치 발빼기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제기되는 이유다. 제작진이 중도에 바뀌다 보니 편집이나 구성 등에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거세다.
잡아놓은 물고기엔 미끼를 던지지 않는다고 했던가? '주병진 토크 콘서트'의 부진은 주병진이란 대어를 잡아놓고도 수수방관하는 MBC 측의 책임이 크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현재의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현재로선 전망이 어둡다. 이러다 '물고기'가 굶어죽을지도 모른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