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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지난 해 청룡영화상 시상식 때 컨디션이 정말 안 좋았어요. 제가 무척 진장했었나 봐요. 앞서 다른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을 때는 지인들과 술잔도 기울이고 뒷풀이도 했는데 그날은 몸상태가 받쳐주질 않았어요. 집에 돌아가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곧바로 침대에 누웠죠. 그런데 감격스러운 마음에 잠이 오지를 않더라고요. 아침 7시까지 뜬 눈으로 지샜어요. 온전한 기쁨을 혼자 만끽한 셈이죠."
데뷔 이후부터 항상 톱스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 김하늘이지만 올해는 더더욱 큰 사랑을 받았다.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장동건,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과 연기하며 '꽃중년의 로망'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드라마에 앞서 선보인 영화 '블라인드'에선 유승호와 연기했고, '너는 펫'에선 장근석과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1년여 사이에 20대부터 40대까지 세대별 남자들을 모두 아우른 그녀다. 나이를 불문하고 어떤 배우와도 이질감 없이 어울린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닐 텐데 말이다.
그렇게 함께 섞이고 어우러지면서 호흡을 맞춘 상대배우 중 누가 최고였냐는 뻔한 질문도 던졌다. SBS '힐링캠프'에선 유승호를 꼽지 않았냐고 덧붙이면서. 돌아온 답변에선 김하늘의 단단한 내면이 느껴졌다. "지금 이 순간 저와 연기하고 있는 파트너가 제겐 언제나 최고예요. 그래서 다른 누군가와 연기해보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을 별로 안 해봤어요. 제 눈에 최고의 파트너이면 관객들도 그렇게 느끼실 거라 생각해요."
김하늘은 '현재' 그리고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인 듯했다. 드라마나 영화를 고를 때도 "지금 출연하고 있는 작품에 기준을 둔다"고 했다. "어떤 작품을 만나느냐에 따라 다음 작품이 영향을 받게 되고, 그러면서 성숙해지는 것 같다"는 얘기다. 김하늘의 다음 행보도 '신사의 품격'을 기준으로 이뤄질 거란 짐작이 된다.
"음… 지금의 제 방향은 '배움'인 것 같아요. 어린 후배 배우들과는 많이 연기해봐서 그런지 제가 배울 수 있는 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저보다 선배이신 남자배우들이요. 그분들과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연기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신사의 품격'이요? 그분들은 너무 편안해서 제가 긴장하지 않게 만들어주셨죠. (웃음)"
얼마 전 김하늘은 그녀가 말한 '팽팽한 긴장감'의 한가운데 선 적이 있다.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의 시구자로 나서 화제가 됐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시구한 뒤에 지인들에게 '잘봤다'는 연락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영화 '7급 공무원' 개봉했을 때 홍보 차원에서 시타와 시구를 한 적이 있어서 이번 시구에도 자신이 있었죠. 대구 내려가는 길이 막혀서 연습은 많이 못했어요. 그런데 시구 덕분에 야구에 관심이 좀 생겼어요. '신사의 품격'에서 야구 심판을 연기한 뒤엔 심판들에게까지 애정이 생겼죠. (웃음)"
김하늘을 영화에서도 빨리 만나보고픈 관객들이 많다. 하지만 당분간은 휴식을 취할 계획. 얼마 전 태국과 단양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가을이라 요즘 김하늘도 조금은 감성적인 기분이라고. "여행도 좋아하지만 드라이브도 즐겨요. 음악 듣고 바람 쐬면 생각이 정리되죠. 저를 재충전시키고 곧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게요."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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