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의 외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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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이돌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예전엔 가리지 않고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췄던 신인 시절을 지나 인기를 얻을수록 잘 나가는 프로그램에만 골라 출연했지만, 요즘은 다르다. 톱클래스 아이돌 그룹조차 시청률이 저조한 다큐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나 퀴즈쇼 등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유는 음악 프로그램 순위다. 음악 프로그램 순위 책정 조건 중에는 방송 횟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얼굴을 비춰야 한다는 것. 한 관계자는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방송 횟수에서 밀리면 1위 하기 어렵다. 그나마 팬투표 비중이 높은 SBS '인기가요'나 MBC '쇼! 음악중심'은 조금 나은 편이지만 KBS2 '뮤직뱅크'는 팬 비중이 낮기 때문에 방송 횟수가 좋을수록 고득점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아무리 작은 프로그램이라도 나가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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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이 가장 많이 진출한 분야가 바로 연기다. 셀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많은 아이돌이 '연기돌'로 활약하고 있다. 시청자 반응은 엇갈리지만 제작자 쪽에서는 아이돌을 선호하는 편이다. 우선 톱클래스 배우보다 출연료는 낮지만, 이에 버금가는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아이돌이 한류 열풍을 타고 해외 각국에서 인기를 누리면서 이들이 출연한 작품의 해외 판권 현황도 호조를 누리고 있다. 인풋 대비 아웃풋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여기에 연기력 논란의 중심에 섰던 과거와 달리 데뷔 전부터 아예 연기 데뷔를 노리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웬만한 배우 못지 않은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아이돌에게 희의적이었던 스크린조차 입장을 바꿨다. '노블레스'(소녀시대 유리, 달샤벳 아영), '변호인'(제국의아이들 임시완), '동창생'(빅뱅 탑) 등 아이돌을 주조연으로 내세운 작품이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관계자는 "생각보다 아이돌의 연기력과 표현력이 좋다. 검증되지 않은 신인 배우보다 오히려 연기가 자연스럽고 카메라에도 익숙하다. 극의 흐름이나 현장 분위기를 빨리 캐치해 적응도 잘한다. 또 20대 초반 역할을 소화할 만한 인기 배우들이 많지 않다는 것도 아이돌에게 기회가 된다. 아이돌이 출연한 작품은 국내에서 큰 흥행을 하지 못하더라도 일본이나 중국어권에 수출이 잘된다. 여러가지 이유로 최근 들어 아이돌에게 전달되는 시나리오가 늘어나고 있고, 아예 아이돌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하이틴 드라마 등을 제작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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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역시 아이돌이 많이 활약하는 분야로 꼽힌다. 노래와 춤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아이돌이 가장 진출하기 좋은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반응이 시원치 않다. JYJ 김준수를 제외한 다른 아이돌은 망설이게 된다는 게 중론이다.
많은 관계자들이 불성실한 태도를 일차적인 문제로 삼았다. 해외 스케줄로 장기간 연습에 불참하기도 하고, 일정이 바쁘다는 이유로 연습에 빠지거나 지각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렇다 보니 출연진 간에 호흡이 제대로 들어맞지 않고 그런 결함이 무대에서 고스란히 드러나 문제가 된다는 것. 고가의 출연료도 문제다. 관계자는 "김준수는 회당 1500만 원 정도의 출연료를 받지만, 그만한 값을 한다. 태도도 성실해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은 물론 제작진까지 좋아한다. 반면 대부분 아이돌은 그렇지 않은데도 회당 800~900만 원 정도의 출연료를 받는다. 그럼에도 그 값을 못한다는 게 문제다"라며 "열악한 환경에서 뮤지컬을 만들다 보니 제작비가 제한돼 있는데 그중 상당한 비중이 아이돌에게 쏠린다는 말이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다른 부분에서 제작비를 줄여야 하는데 직격탄을 맞는 게 앙상블이다. 앙상블도 실력과 경력에 따라 급이 있는데, 이런 경우엔 좋은 앙상블을 쓸 수 없다. 아이돌이 출중한 무대 매너를 발휘하는 것도 아니고, 앙상블마저 받쳐주지 못하니 퀄리티가 떨어져 흥행에 참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티켓 파워까지 떨어지니 좋은 평가를 받기란 불가능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준수를 제외한 아이돌은 티켓 파워가 부족하다. 처음엔 이들의 인기를 믿고 주연으로 캐스팅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아이돌 팬덤이 10대~20대 초반에 집중돼 있다 보니 고가의 뮤지컬 티켓을 구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실제로 아이돌 팬덤을 믿고 큰 공연장을 대관한 작품 중 90% 정도가 크게 손해봤다. 마지막 보루였던 티켓 파워조차 떨어지니 아이돌을 비중있게 캐스팅하는 작품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