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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윤아, 아이유, 보아. 국내를 대표하는 가수들이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빼어난 미모로 뭇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무대 위에 선 이들의 모습을 보면 '요정'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함께 활동 중인 연예인들 중에도 이 세 사람을 자신의 이상형으로 꼽는 남성들이 상당수 있을 정도. 동화 속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요정 같은 모습의 세 사람에게 결점이라곤 없어 보인다.
최근 진행된 촬영에서 윤아는 평소의 단아하고 참한 이미지를 완전히 포기한 채 만취 연기를 선보였다. 게다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 이범수에게 토사물을 뱉어내는 구토 연기까지 보여줬다. 가짜 토사물을 입에 머금고 리얼한 구역질 소리를 연기해 현장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는 후문. 또 만취 상태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이범수에게 질질 끌려가며 완전히 망가졌다.
보아의 경우, 지난 9월 전파를 탔던 KBS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에 출연했다. 평범한 연애를 꿈꾸는 20대 여대생 주연애 역을 연기했다. 극 중 바람이 난 남자친구에게 산낙지를 던지며 거친 욕설을 하는 장면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출연을 앞둔 영화 '빅 매치'에선 강도 높은 액션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요계 요정들이 이처럼 드라마 속에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가 뭘까? 가수 출신 연기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답이 나온다.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고민은 '가수 출신'이란 꼬리표를 어떻게 하면 떼어낼 수 있느냐는 것. 이 꼬리표는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 또 연기자의 입장에선 드라마계에 제대로 자리를 잡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드라마 관계자들 사이에 "이 연기자는 '취미 삼아' 연기를 하다 결국은 가요계로 돌아갈 것"이란 선입견이 있을 수 있기 때문. 그렇다 보니 '가수 ○○○'으로선 보여줄 수 없는 '연기자 ○○○'만의 매력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실제로 한 가수 출신 연기자의 소속사에선 해당 연기자에게 "언론 인터뷰를 할 때 가수 시절 이야기는 되도록이면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연기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연기자로서 꾸준히 활동을 하고,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연기자로서의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 경쟁력은 결국 연기력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
드라마 관계자는 "감정 기복이 심한 역할이나 평소의 이미지를 완전히 버리고 망가지는 역할을 했을 때 실제 연기 실력을 떠나 '연기를 잘한다'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또 연기 활동을 막 시작한 가수 출신 연기자들의 경우 이런 역할을 통해 대중들 사이에서 화제몰이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