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북미와 더불어 세계 최대 게임시장이다. 그만큼 훌륭한 IP를 가진 경쟁력 있는 게임사도 많다.
하지만 예전부터 한국과는 시장의 성격이 많이 달랐다. 한국은 온라인게임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일본은 전통적으로 콘솔-비디오게임이 강했다. 네트워크를 통해 함께 어울리는 플레이를 선호하는 한국 유저들과는 달리 일본 유저들은 게임기 등을 이용해 주로 혼자서 즐기는 게임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남에게 폐를 끼치기 싫다'는 일본인 특유의 정서가 게임문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그런 면에서 양국에서 대세 장르로 부상한 모바일게임은 양국이 비로소 진정한 경쟁력을 겨루는 무대라 할 수 있다. 일본이 일찌감치 데이터통신 정액제 등을 도입, 모바일 장르를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스마트폰 대중화를 기점으로 부지런히 뒤를 쫓고 있다. 일본의 모바일게임 시장은 1조원 규모의 한국과 비교해 무려 4배 이상이다. 하지만 성장세는 한국이 일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특히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한 소셜 네트워크 게임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온라인게임에 특장점을 가진 한국의 기술력은 모바일 부문에서 가장 큰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일본의 게임사들이 한국 시장을 적극 두드리는 이유다. 하지만 양국의 게임문화는 차이가 많기에, 아직 큰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 모바일게임사 gumi(구미)의 한국지사인 gumi Korea(구미 코리아)의 선전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gumi Korea는 지난해 복고풍의 모바일게임 '진격1942'를 크게 성공시킨데 이어, 지난해 말 출시한 전략 RPG '브레이브 프론티어' 역시 두번의 업데이트를 통해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 gumi보다 큰 회사인 DeNA(디엔에이)나 GREE(그리) 등이 한국에서 다음-모바게와 그리코리아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분명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gumi Korea 오노기 마사루 대표는 "철저한 현지화에 비결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노기 대표는 "2012년에 한국에 진출, 번역정도만 한 첫 작품을 선보였는데 실패하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래서 '진격1942'는 1년 반 이상 준비해서 내놓았다. 또 '브레이드 프론티어'도 철저히 gumi Korea에서 한국 유저들의 성향에 맞게 현지화를 했다"고 말했다. 오노기 대표가 미국 등에서 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아무리 글로벌 성향의 게임이라도 '일본 스타일'만을 고집하다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gumi가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대만, 필리핀, 프랑스 등 세계 각지에 지사를 설립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한국 지사가 가장 많은 8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개발 인력이 대부분이다. 오노기 대표를 제외하곤 모두 국내인으로, 사실상 한국 회사다.
이에 대해 오노기 대표는 "한국은 스마트폰과 데이터 종량제 등의 보급이 늦어 모바일게임 후발주자이지만, 단말기와 네트워크 환경이 좋고 훌륭한 IP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게임은 일본보다 월등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클라이언트 게임 개발력도 뛰어나다"며 "그런 면에서 한국은 모바일게임의 주요 시장이자, 개발 거점이다. 한국의 기술력과 일본의 운영 능력, IP 등을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에 한국지사는 gumi의 핵심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진격1942'처럼 자체 게임 개발과 더불어 gumi Korea의 주요 역할 가운데 하나는 일본을 비롯해 전세계에 퍼블리싱 할 수 있는 좋은 한국 모바일게임의 발굴이다. 오노기 대표는 "gumi는 일본에서 대표적인 게임사로, 성공 타이틀도 많고 퍼블리싱과 마케팅 능력도 뛰어나다. 많은 유저도 확보하고 있다. 훌륭한 한국 게임들이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언제든 gumi Korea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오노기 대표는 "인기를 모으고 있는 '퍼즐 트루퍼스'를 비롯해 올해 신작들도 다수 한국 유저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진격1942'에 이은 자체 개발작도 준비중이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장점을 잘 결합해 한국 최고의 모바일게임사가 되겠다. 재밌는 게임을 계속 선보이겠으니 많이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