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전설이 될 김연아의 모습, 생생하게 전달하겠다"

기사입력 2014-02-18 16:31



대한민국 서울과 러시아 소치. 얼마나 먼지 가늠도 안 되는 그 길을 열흘 사이에 세번이나 오갔다. 온전한 컨디션일 수가 없을 터. 목소리도 살짝 쉰 듯했다. 그러나 얼굴은 흥분과 설렘으로 달아올라 있었다. 다시 한번 그의 뜨거운 목소리를 통해 금메달의 감동이 널리 퍼져나가길…. MBC 스포츠 캐스터로 소치동계올림픽 중계에 나선 김성주를 17일 밤 MBC 여의도 사옥에서 만났다.

MBC '아빠 어디가' 촬영차 15일 귀국했다가 18일 오전 다시 출국했다. 사흘간 여러 프로그램 녹화를 몰아서 했다. 시쳇말로 '아이돌급 스케줄'. 그 덕분에 시청자들은 김연아 선수가 출전한 피겨 스케이팅 중계를 김성주의 목소리로 듣게 됐다. 여왕의 대관식을 앞둔 기대감과 책임감이 그의 표정에 비쳤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해외스포츠와 달리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대중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겨에 대해 전문적으로 아는 분도 있지만 아닌 분들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중계를 앞두고 김연아 선수의 영상을 수십번 돌려보고 공부를 해도 기술적인 부분은 눈에 잘 안 보이더라. (웃음) ISU(국제빙상연맹) 심판 출신인 정재은 해설위원이 계셔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김연아가 평소 무엇을 잘하고 우승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해설자로부터 이끌어내는 가이드 역할을 할 생각이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러시아와 유럽권 선수들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김연아가 경기하면서 손해보는 점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짚어보겠다."

앞서 김성주는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0m, 남자 1000m, 여자 500m 결승을 중계해 호평받았다. 해박한 전문 지식과 현장감 넘치는 진행은 스포츠 캐스터로 잔뼈가 굵은 김성주의 진가를 실감케 했다. 특히 이상화 선수의 금빛 레이스 이후 김성주는 화제의 중심에 오르며 현장 영상과 어록까지 게시판과 검색어를 도배했다. 강호동이 해설자로 참여한 KBS와의 경쟁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그는 "시청률이 잘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강호동의 중계를 모니터하며 깜짝 놀랐고, 나도 잘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강호동은 이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이상화 선수 경기에 올인했다. 덕분에 집중력이 좋아졌던 것 같다. 손세원 해설위원과 관전 포인트를 잡은 게, 코스 체인지를 할 때 아웃코스를 뛰던 이상화가 인코스 선수를 앞지를지 뒤따를지 여부였다. 그 전략이 적중하니 기분이 짜릿했다."

당시 현장 분위기를 설명하는 김성주는 세계기록, 올림픽기록, 경쟁 선수의 기록을 100분의 1초까지 틀리지 않고 줄줄줄 쏟아냈다. 간담회 자리가 순식간에 경기장으로 돌변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렇게 캐스터로서 완벽을 추구하는 그에게도 이규혁 선수의 마지막 레이스는 눈물을 참을 수 없는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고 한다.

"이규혁 선수가 마지막 1000m 경기를 끝낸 후 스승인 손세원 해설위원에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더라. 슬쩍 옆을 보니 손 해설위원이 울고 계시더라. 그 모습에 굉장히 감동 받았다. 순간 울컥해서 말끝이 흐려졌다. 3~4초 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때 SBS 중계석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캐스터가 울어서 유치하다는 얘기 들을까봐 사실 좀 걱정했다."

또 한번 소치행을 준비하며 김성주는 "스포츠 스타들이 뛰는 모습을 현장에서 볼 수 있다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이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보탬이 될 수만 있다면 앞으로도 육체적 경제적 손해를 보더라도 중계방송에 참여하고 싶다"고 바랐다.

"캐스터와 해설자는 국민을 대표해서 현장에 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방송사를 대표해 딱 3명만 갈 수 있는 그 자리에 함께한다는 것에 대해 의무와 함께 책임감을 느낀다. 김연아 선수가 살아 있는 전설이 될 그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하겠다. 김연아 선수에게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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