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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아이템은 돌고 돈다. 트렌드에 민감한 예능에서 특히 그렇다. 어느 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 모두가 그 포맷을 따라간다. 어느 프로그램이 원조였는지조차 헷갈릴 지경이다. 포맷 베끼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널A '혼자 사는 여자'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아이템을 가져왔다. '나 혼자 산다'가 파일럿 방송 당시 원제목이 '남자가 혼자 살 때'였다는 걸 상기한다면, 프로그램 컨셉트뿐만 아니라 제목까지 비슷한 셈이다. 토크쇼 형식으로 구성에 변화를 줬지만, '나 혼자 산다'의 여성 버전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내용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는 4월 나란히 전파를 타는 SBS '룸메이트'와 케이블채널 올리브TV '쉐어 하우스'도 한 집에서 여러 사람이 공동생활을 하는 하우스 셰어링(House Sharing)을 모티브로 삼은 리얼리티란 점에서 유사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룸메이트'는 남녀 톱스타 10여 명이 한 집에서 생활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관찰 카메라로 담은 프로그램. '쉐어 하우스' 역시 가수, 배우, 모델 등 10명의 셀러브리티가 한 집에 모여 산다. 제목을 빼고는 두 프로그램의 차별성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판박이다. 또한 '동거'를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KBS2 '인간의 조건'과도 유사성이 발견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룸메이트'와 '쉐어 하우스'가 일본 지상파 후지TV의 '테라스 하우스'와 비슷한 포맷이라는 점이다. '테라스 하우스'는 2012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인기리에 방영 중인 프로그램으로,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벌써부터 두 프로그램이 '테라스 하우스'를 베낀 것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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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계자는 "트렌드를 따르는 것도 예능에선 필요하다"면서 "그럼에도 이전과 다른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베끼기 논란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얼마나 차별화에 성공했느냐가 모방이냐 차용이냐 여부를 결정짓는다"며 "인기 프로그램에서 모티브를 얻을 수는 있지만 창조적 변형이 있어야 자생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SBS 'K팝스타'와 MBC '아빠 어디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이다. 앞서 Mnet '슈퍼스타K'의 성공 이후 MBC '위대한 탄생', SBS 'K팝스타' 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기획사 캐스팅 시스템과 감성 멘토링을 도입한 'K팝스타'와 원조격인 '슈퍼스타K' 만이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살아 남았다.
MBC '아빠 어디가'도 기획 단계에선 '1박 2일'의 '붕어빵' 버전이란 우려를 받았지만, 아빠와 아이의 관계 변화, 아빠의 성장, 아이의 변화 등을 담아내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울러 관찰 예능 포맷을 예능의 대세로 완전히 바꿔놓았고, 포맷 수출된 '아빠 어디가' 중국판까지 성공시켰다. '아빠 어디가'에서 '아빠의 육아'라는 컨셉트를 차용한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이제 원조를 위협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반면 똑같은 육아 예능 컨셉트인 SBS '오 마이 베이비'는 육아의 범위를 가족 단위로 넓혔지만 차별성이 약해 반향이 크지 않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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