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 월드컵 중계? KBS 아나운서 격노 "싸우자는거야?"

기사입력 2014-04-03 02:42



전현무의 KBS행이 좌절됐다.

KBS는 6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전현무를 캐스터로 영입하려 했다. 이에 KBS 아나운서 및 양대노조(KBS본부·KBS노동조합)는 2일 사측의 결정에 반대입장을 표명, 오전 11시 40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KBS 신관 로비에서 공동 피켓팅을 진행하는 등 연대 투쟁을 벌였다.

KBS가 전현무에 눈독을 들인 이유는 간단하다. 전현무는 KBS 재직 시절 재치있는 입담으로 무수한 프로그램 진행을 맡으며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했다. 월드컵은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대형 이벤트로 중계 시청률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캐스터의 역량이 중요하다. 이미 MBC가 김성주, SBS가 배성재라는 자사 간판 아나운서를 내세운 만큼 이들에 맞설 대항마로 전현무가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특히 KBS 경우 지난 소치올림픽 일부 종목 중계 시청률이 타사에 뒤쳐지는 굴욕을 맛본 터라 압박감이 상당하다. 중계권을 독점, 예행연습이 가능했던 SBS는 차치하고라도 MBC에게도 밀린 것. 당시 MBC는 김성주를 내세워 전문성과 진정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중계로 큰 호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독점 중계권을 따내지 못한 KBS로서는 김성주를 통해 캐스터의 중요성을 느꼈을 터다. 전현무 영입에는 이런 배경도 상당히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KBS 아나운서 및 양대노조의 시선은 곱지 않다. "사측이 2008년 12월 '직원의 프리랜서 전환 이후 3년간 KBS 프로그램 참여를 금지'하기로 한 노사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전현무를 김성주처럼 대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성주는 MBC 입사 전 스포츠케이블채널에서 스포츠캐스터로 활약했고, 프리랜서 선언 이전에도 월드컵 등 종합대회에서 두각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전현무는 다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능력을 발휘한 케이스다. 전문성을 갖춘 김성주와 똑같은 대우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차세대 캐스터 육성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노사합의를 위반하지 말고, 현장에서 피땀흘려 뛰고 있는 전문 캐스터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요지.

사측과 갈등의 골이 깊다는 것도 문제다. 우선 고성국 사건이 있다. KBS 측은 2013년 봄 개편 때 고성국을 KBS1 라디오 MC로 발탁하려 했으나 노조의 반대에 부딪혔다. 한발 물러나는 듯 했지만 KBS1 봄개편 신설 '시사진단'에 다시 투입하려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논란이 일자 고성국 투입을 포기했다. 또 신입사원 호봉테이블 조정 불이행, 명절복리비견 위반 시도 등도 있었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이미 노조의 불만은 지붕을 뚫은 상태다.

결국 전현무는 KBS의 제안을 고사했다. 대신 조우종 아나운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KBS가 논란을 딛고 월드컵 중계에서 웃을 수 있을까. 월드컵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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