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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가요계가 발견한 최고의 스타를 꼽으라면 두말없이 보컬리스트 정기고다. 정기고가 지난 1월말 발표한 씨스타 소유와의 듀엣곡 '썸(SOME)'은 두달 이상 각종 순위에서 1위를 지키며 말그대로 '국민가요'의 탄생을 알렸다. 초등학생부터 60대까지 '썸'의 중독성 있는 가사인 '내 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라는 가사에 푹 빠졌으며 '썸 탄다'(남녀가 사귀기 전에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설레는 단계)라는 신조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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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정기고는 '썸'의 대박을 예상했을까. "솔직히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에는 내 노래는 내가 모든 작업을 했는데 '썸'은 새로운 소속사인 스타쉽 엑스의 주도하에 작업이 진행됐다"며 "그러다보니 녹음 작업을 하는 내내 '내가 잘하고 있는거죠?'란 질문을 수없이 했던 거 같다"고 밝혔다.
씨스타 멤버 중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누구냐는 질문에 정기고는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무조건 소유죠"라며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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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대박이 나면 당장은 행복할 수 있지만 다음 노래에 대한 부담이 더욱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정기고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썸'은 소유 씨가 없었으면 그렇게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썸' 이후 혼자 했을때 대중의 반응이 어떠할지 부담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큰 부담 속에 발표한 신곡이 '너를 원해'. 이단옆차기와 정기고가 공동 프로듀싱한 이 곡은 경쾌한 어쿠스틱 기타 리프와 그루브 가득한 리듬이 귀를 사로잡으며 발표와 동시에 god의 '미운오리새끼'와 더불어 각종 음원 차트 1, 2위를 휩쓸었다.
정기고는 이번에는 소유 대신 래퍼 빈지노와 호흡을 맞췄다. 빈지노는 특유의 레이드-백(Laid back) 스타일이 아닌 강약을 조절한 중독적인 훅 메이킹으로 귀를 사로잡았다. 정기고는 "곡을 처음 듣고 보컬보다는 래퍼가 더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빈지노와는 지난 2012년 발표했던 '유어보디(Yourbody)'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어 '너를 원해'에 제격일 것이라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너를 원해' 뮤직비디오는 조용필, 비, 씨스타 효린과의 작업에서 독보적인 감각을 선보인 비주얼 아티스트 룸펜스가 디렉팅을 맡아 탁월한 영상미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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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타석 흥행에 성공했지만 아직까지 정기고의 목소리에 대해 '이거다'라고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대중은 많지 않다. 이와 관련 정기고는 "아마도 내 성량이 우렁차거나 독특한 보이스 컬러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대신 목소리가 아주 편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내 노래를 좋아해 주는 분들은 그런 음색 자체를 즐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컬리스트지만 정기고에게는 힙합신의 향기가 가득하다. "음악 생활의 시작을 랩을 하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해서 그렇다. 그러다보니 다른 보컬리스트들과 다른 느낌이다"며 "작업 방식도 특이한데 래퍼들처럼 직접 가사를 쓰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보컬리스트 중에는 이런 방식으로 작업하는 사람이 드물어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야 했다."
정기고는 특히 여자 팬들에게 인기가 많다. 실제로 썸타는 여인은 어떤 스타일이냐는 질문에 "점점 바빠지다보니 같이 있을때 편한게 중요한 것 같다. 또 상냥하고 잘 웃는 여자가 좋다"고 답한다.
지난 2002년 I.F의 '리스펙트 유'로 데뷔한 정기고는 그동안 5장의 싱글과 1장의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정규 앨범이 아직 없다는 것. 정기고는 "올해 말에는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 앨범을 낼 생각이다. 이미 준비를 많이 해 놓은 상태다"라고 계획을 털어놨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