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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개봉을 앞둔 '군도'의 언론 시사회가 14일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렸다. 멀티캐스팅 영화답게 화려한 출연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민 머리' 하정우를 필두로 이성민 이경영 조진웅 마동석 윤지혜 등 '군도' 군단과 이들의 '아름다운 적' 강동원까지. 호화롭게 차려진 밥상이었다. 16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졌어야 할 내용이 2시간 안팎에 녹이느라 내레이션이 들어갔다는 말처럼 각 캐릭터들의 설명과 사연의 분량도 방대했다. 하지만 '군도'는 이를 지루하지 않게 코믹한 설정과 대사로 잘 녹여냈다. 다만, 영화 홍보에서 주장했던 세상은 하나의 영웅이 아니라, 민초들이 세상을 바꾼다는 무거운 메시지 전달은 없었다. 하지만 유쾌하고, 재밌었고, 흥행에는 분명 청신호가 들리는 오락 무비였다. 영화 속 감독과 배우들의 결과만 놓고 본 손익 지분율을 꼼꼼하게 따져봤다.
'믿고 보는 영리한 배우' 하정우, 잃을 게 없었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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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은 예뻤다. 4년 전이나, 지금이나 강동원은 여성의 로망답게 끝까지 멋지다. 강동원의 존재감. 여성 관객을 향한 손짓 같은 '군도'의 빼놓을 수 없는 마케팅 장치였다. 개성 강한 무리들 사이에서 뒤엉켰던 하정우와 달리, 강동원은 홀로 잘 먹고 잘 사는 양반이자, 악의 축으로 등장한다. 애당초 돋보일 수밖에 없는 악역. 거기에 성장과정에서의 받은 마음의 상처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이어진다. 겉으론 누구보다 강한 남자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약한 남자. 그렇게 강동원이 연기한 조윤은 미워할 수 없는, 오히려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은 악역으로 재탄생했다. 절제미 넘치는 화려한 칼을 정의롭지 않은 방향으로 휘둘러도 여성 관객의 마음은 심하게 동요할만 하다. 이 영화에서 강동원은 분명한 잔상을 남겼다. 하지만 선뜻 '또 다른 강동원'으로의 확장을 언급하긴 힘들다. 멋진 남자 강동원의 새로운 면을 기대하기엔 글쎄…. 강동원의 최대 강점을 잘 활용한 영화. 적어도 4년 만에 복귀작치곤 무척 안전한 선택이었다.
씬 스틸러들 (15%)
왠만한 영화 주인공을 맡겨도 손색이 없을 쟁쟁한 씬 스틸러들의 총 집합소다. 이성민 이경영 조진웅 마동석 윤지혜 정만식 김성균 김재명 등 이 배우에 나왔던 모든 배우들은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 여기에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분명 빛났지만, 윤 감독의 적절한 비율 배분도 한 몫했다. '역린'에 아픈 손가락이 있다고 한다면, 이 영화는 아픈 손가락은 보이지 않는다. 각 배우들마다 임팩트 있는 장면을 하나씩은 꼭 남겨놨기 때문. 특히 윤지혜의 지분은 생각보다 높았다. 유일한 여배우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기도.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