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빈은 근성 있는 배우로 유명하다. 지난달 막을 내린 KBS2 수목극 '조선총잡이'에서 최혜원 역을 맡았을 때도 마찬가지. 밝고 당돌한 아가씨가 사랑 대신 핏줄을 택하면서 처절한 악녀로 돌변하는 과정을 누구보다 리얼하게 그려내며 '최적의 캐스팅'이란 극찬을 받았다. 아버지 최원식(유오성)의 손에 죽음을 맞았을 때는 시청자들도 같이 울었을 정도. 그러나 정작 본인은 "CP님과 추억이 있어 남다른 애정이 있다. 너무 반갑고 오랜만에 같이 훌륭한 드라마를 작업할 수 있어 즐거웠다. 처음에 '이 역할이 맞을까요'라고 걱정했을 때도 '잘하니까 자신감 있게 해라'라고 응원해 주셨다. 어렵고 하기 힘든 신들도 많았는데 워낙 팀워크가 좋아 편안한 상태에서 촬영에 임했던 것 같다. 배우들끼리 잘 맞아서 우리끼리 회식도 하고, 남상미 생일에도 만나고 촬영 일찍 끝나면 이준기가 고기도 사고 그랬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제공=나무액터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그의 근성은 빛을 발한다. 소위 말하는 '빡센 예능'이 전혜빈의 전문 분야다. SBS '정글의 법칙'에서는 민낯의 여전사로 당찬 모습을, SBS '심장이 뛴다'에서는 진솔하고 속정 깊은 모습을 보여 '호감형 스타'로 떠올랐다. 두 프로그램 모두 누군가의 케어를 받을 수 있는 성격의 방송이 아니다. 필드에서 느끼는 고충을 그대로 방송에 옮겨야 하기 때문에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체력적인 부담과 부상의 위험이 항상 동반한다. 여배우가 선뜻 출연을 결정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이라는 뜻.
'그럼에도 왜 빡센 예능이냐'는 질문에 전혜빈은 "딱히 그런 건 아니다. 나는 약간 도전 의식, 호기심 같은 게 있다. 처음 '정글의 법칙'에 들어갔을 때도 호기심이 있었고, '심장이 뛴다'는 너무 훌륭한 프로그램이라 꼭 해보고 싶었다. 소방관들이 하는 숭고한 일에 참여하면서 그들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처음엔 너무 힘들어서 후회한 적도 있지만 나중엔 내가 이제까지 했던 일 중에 가장 잘한 일이라 느꼈다"고 답했다.
사진제공=나무액터스
방송보다 더 끔찍한 현장이 있을 때도 있고, 아무리 기다려도 방송에 적합한 현장이 나타나지 않을 때도 있다. 종잡을 수 없으니 무한 대기의 연속이었다. 밤샘 추가 촬영도 빈번했다. 그러나 전혜빈은 "노숙자라거나 평소 접할 수 없는 분들의 삶과 슬픔, 아픔을 나누는 게 가장 힘들었다. 마음은 안 좋은데 그렇다고 해드릴 수 있는 것도 없다. 좋아해주시고 고맙다는 표정을 봤을 때 나는 더 감동 받고 내가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청자들에게도 유익하고 좋은 프로그램이었겠지만, 나와 다른 멤버들에게도 가슴 깊게 담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설명했다.
전혜빈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할 계획이다. 그는 "누군가에게 이로운 배우가 되고 싶다. '심장이 뛴다'를 하며 느낀 것들을 배우로서도 시청자들에게 전해드리고 싶다. 뭔가 좋은 에너지가 있는 배우, 믿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