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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에 꼭 있는 것? 아름답고 애틋한 남녀 주인공?
2일 방송된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차순봉 역을 맡은 유동근은 아내의 제사상 앞에 홀로 앉아 오열한다. 일찍 사별한 아내 대신 두부집을 운영하며 죽기살기로 세 남매를 키웠지만 돌아오는 건 원망과 허탈한 배신감 뿐. 죽은 엄마 제사까지 나 몰라라하며 제 살 궁리만 하는 자식들에 대한 서운함보다 인생을 걸고 지켜온 소중한 가치가 마음과 함께 무너져 내리는 순간 폭풍 오열은 대사 한마디 필요 없었다. 유동근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 속에 100%의 공감이 숨어 있었다. 이 폭풍 눈물 후 유동근은 자식 세명을 상대로 희대의 '불효 소송'을 제기한다. 이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 유동근의 신들린 연기력이 아니었다면 한없이 인자했던 아버지가 자식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설정은 공감 받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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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시청률 50.8%로 '귀가시계'로 불렸던 드라마 '모래시계'. 박근형이 있었다. 여주인공 고현정의 아버지이자 카지노 대부인 윤재용 회장. 카지노 재벌로 정치권과 유착해 거래하며 권력을 키우는 냉혈한으로 숱한 어록을 남기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출연한 숱한 드라마 중 박근형은 화제의 드라마였던 '추적자 더 체이서'에서 또 한번 냉철한 재벌 서회장 역을 맡아 또 다시 '박근형 어록'을 탄생시켰다.
박근형 표 회장님 연기. 또 다시 시작됐다. 드라마 '전설의 마녀'에서다. 그의 냉혈한 회장님 연기는 실감도 100%에 가깝다. 그래서일까. 작품이 달라지고,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다.
2일 방송한 '전설의 마녀'에서 신화그룹 회장 태산 역을 맡은 박근형은 잠시 숨겨뒀던 마성의 본색을 드러냈다. 미워하는 며느리(한지혜)에게 잠시 회사를 맡겼다가 주가조작 음모에 밀어넣어 교도소에 수감시킨다. 죽은 아들이 아내에게 상속한 주식을 돌려받기 위한 치밀한 계략. 자신의 셋째딸(김윤서)이 "아버지 정말 무서운 사람"이라고 따지자 그는 태연하게 "그런데 셋째야. 도현이처는 나보다 10배는 더 무서워질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결국 한지혜를 중심으로 한 '마녀들'의 복수 타깃의 중심에 서는 인물. 실제 악인 회장님일 것만 같은 싱크로율에 시청자들의 분노 게이지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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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장미빛 인생' 속 정보석은 '두 얼굴의 사나이'다. 장미(한선화) 아빠 백만종 역을 맡은 정보석은 이중적 캐릭터의 인물을 실감나게 소화하고 있다. 밖에서는 겸손함과 봉사정신으로 칭송 받지만 집안에서는 지독한 가부장적 독재자다. 장미에겐 한 없는 딸바보 아빠지만 딸의 충격적 임신 사건으로 이성을 잃었다. 딸을 임신시킨 차돌이(이장우)네 집에 가서 밥상을 엎는가 하면 낙태를 거부하는 딸과 인연을 끊겠다며 내쫓아 버린다. 모범생인 큰 딸 수련(김민서) 밖에 없다며 좋은 혼처를 찾지만 정작 수련은 대책 없는 영화감독 지망생 강태(한지상)와 몰래 사랑을 하고 있다. 정보석 입장에서는 조만간 뒷목 잡고 쓰러질 또 다른 폭탄이 기다리고 있는 셈. 냉철한 역할도 철저한 악인 연기도 자연스레 척척 소화해내던 정보석. 이중적 캐릭터라 결코 쉽지 않은 만종 역조차 무리 없이 소화하며 드라마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밖에 tvN '미생'의 이성민, MBC 월화극 '오만과 편견'의 최민수도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실감나는 연기로 드라마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미생'에서 영업팀 오과장으로 출연중인 이성민은 사내 정치에는 눈을 감고 오직 일만 하는 지독한 워커홀릭이자 주인공 장그래(임시완)의 멘토. 회사에서 좌천 당하고 집에서는 아들 셋 끼고 소파에 널브러져 있는 평범한 아저씨 연기를 웃프게 그려내고 있다.
'오만과 편견'에서 문희만 부장검사로 출연중인 최민수의 존재감도 대단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능력자이자 야심가로 출세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노련함이 최민수의 연기 속에 뚝뚝 묻어난다. '최민수가 아니었다면 과연 누가?'란 생각이 들만큼 최민수와 문희만의 싱크로율은 놀라울 정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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