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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다마라고 했던가. MBC '무한도전'이 400회 방송의 훈훈한 분위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부닥쳤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노홍철의 하차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모태격인 '무모한 도전' 시절부터 9년간 함께해온 원년 멤버라, 그 충격과 여파가 어느 때보다 크다. '무한도전'은 이 난국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까? 내년 4월 방송 10주년을 맞이하는 '무한도전' 앞에 새로운 시험대가 놓여졌다.
하지만 음주운전은 자칫하면 인명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중대 범죄 행위다. 음주운전에 엄격한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는 건, 성실하고 선량한 사람이라고 평가받는 노홍철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 아직 국과수의 채혈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그에 따른 처분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지만 노홍철은 음주 사실을 시인하며 스스로 물러났다. '무한도전' 제작진도 경찰의 최종 처분을 기다려 하차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노홍철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아마 양쪽 모두 생살을 도려내는 아픈 심정 속에 내린 결단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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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은 지난 2008년 하하가 공익근무를 위해 프로그램을 잠시 떠난 이후 5년 만에 '5인 체제'로 축소됐다. 당시엔 신화의 전진이 새 멤버로 합류해 6인 체제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에 제작진은 새 멤버를 충원하지 않고 5인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캐릭터가 탄탄하게 자리 잡혀 있기 때문에 멤버 구성에 변동이 생기면 오히려 기존의 캐릭터 플레이에 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노홍철이 프로그램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존재감과 역할이 상당히 크다는 게 문제다. 그의 빈 자리를 어떻게 메워야 할지 좀처럼 답이 나오지 않는다. 노홍철은 '돌+아이' '퀵 마우스' '노하관' '노찌롱' '사기꾼' '(자칭) 럭키 가이' 등으로 불리며 맹활약했다. '무한도전'의 장기 중 하나인 추격전에서 잔머리와 달변으로 멤버들을 곤경에 빠뜨리며 긴장감을 불어넣은 사람도 노홍철이었다. 최근에는 400회 특집 '비긴 어게인'을 통해 한동안 소원했던 하하와 짝을 이루면서 '죽마고우' 라인의 부활을 알렸다. 현재 진행 중인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에서도 노홍철과 하하는 한 팀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노홍철의 갑작스러운 하차로 하하는 짝을 잃었고, '무한도전'은 동력의 한 축을 잃었다. 노홍철 음주운전 문제가 불거진 8일 방송에서 노홍철의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이미 촬영을 마친 나머지 녹화분에서도 대규모 편집이 불가피해졌고, 방송 10년 맞이를 위한 장기 프로젝트에도 제동이 걸렸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무한도전'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않는 건 그동안 '무한도전'이 보여준 진심 때문이다. 시청률 하락과 길의 하차로 침체를 겪던 올 4, 5월엔 "위기인 줄 모르는 것이 진짜 위기"라는 자체 진단을 내리며 선거 특집을 진행해 반등에 성공했다. 노홍철 소개팅 특집에 쏟아진 비난에는 유재석이 직접 "리더인 내가 책임을 지겠다"면서 선거공약이었던 곤장을 맞았고, 이후 브라질 월드컵 응원단 특집으로 다시 한번 저력을 입증했다.
그리고 또 한번 '무한도전'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향후 10년 행보의 방향이 결정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이번엔 과연 어떤 방법으로 위기를 타개해 나갈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