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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에 대해 일반인들이 너무 잊고 사는 것들이 많아요. 용서는 하더라도 결코 잊어서는 안될 진실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이 작품을 구상했습니다."
"삼국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끊임없이 한반도를 괴롭혀왔어요. 고려가 멸망한 것도 왜구의 침탈 때문이었고, 조선은 임진왜란으로 휘청거렸습니다. 결국 20세기 초엔 일제에 강점당했잖아요. 우리는 한 번도 괴롭힌 적이 없는데 일방적으로 수탈만 당했습니다."
이 작가는 "시각을 바꿨어요. 일본군 앞잡이, 즉 향도로 나선 주인공이 조금씩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으면서 펼치는 영웅담이죠." 주인공 안용남은 '일도류(一刀流)'의 대가다. 처음엔 왜군의 앞잡이로 등장하지만 정체성의 혼란을 겪다 자신의 핏속에 흐르는 백제의 정기를 느낀다. 그는 마침내 왜장을 척살하고 난세의 영웅으로 변모해 간다.
사업가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을 자랑하는 이원호 작가는 국내 대중문학을 대표하는 독보적인 인물이다. '밤의 대통령', '황제의 꿈'에 이어 '강안남자' 등의 베스트셀러를 통해 장안에 일대 신드롬을 일으켜 왔다. 노골적인 묘사로 이따금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황석영도, 이문열도 있어야하지만 나같은 작가도 필요하다"며 대중문학의 맥을 지켜왔다. 그의 명함엔 '대중소설가'라고 새겨져 있다.
이원호 작가의 작품엔 늘 평범한 시민들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 인물들은 비범한 능력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소시민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다. 대리만족의 영웅들이다. '천년혼'에선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려 조선시대로 달려갔지만 그의 영웅 스토리는 변함없다. 왜군의 앞잡이에서 조선의 영웅으로 거듭나는 안용남의 멋진 활약상이 기대를 모은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천년혼(千年魂)'은?
선조 25년(1592년) 4월 13일 왜군은 13만 대군으로 조선을 침략한다. 부산진에 상륙한 왜군의 제 2대장 가토 기요마사군(軍) 휘하에 조선인 향도 안용남이 끼어 있다. 안용남은 대마도인으로 대마도주(主) 소 요시토시가 이번 조선 침공에 통역, 길안내 등의 용도로 징용한 향도 5천명 중 한 명이다. 안용남은 가토 군의 선봉대장 하라다의 향도를 맡아 충주까지 진군한다. 그러나 그곳에 이르는 동안 수많은 참상을 목격하면서, 조선인들에 대한 왜군의 잔학상에 분개하게 된다.
안용남은 백제계 출신으로 일도류(一刀流)의 달인이다. 마침내 안용남은 왜군 부장(副長) 오카다와 부하 셋을 베어죽이고 충주부사 고정구의 딸 여옥을 구출해낸다. 안용남은 이후 조선 의병을 지휘, 왜군을 치기도 하고, 왜군의 밀정 하나코의 추격을 역습해 밀정단을 궤멸시키기도 한다. 천신만고 끝에 대마도로 돌아간 안용남은 그동안 가토의 명령을 받은 부장 곤도가 자신의 가족을 죽인 것을 알게 된다. 복수심에 불타는 안용남은 일본 본토로 들어가 신분을 감추고 곤도와 가토 기요마사의 일족을 찾아나서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