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청담 씨네시티 엠큐브에서 tvN 8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미생' 김원석 감독과 정윤정 작가의 공동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원석 감독은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에피소드들은 추가된 코미디 에피소드들이다. 그리고 원작에 있었던 코미디 에피소드다. 원작의 코미디 에피소드를 많이 가져오진 않았다. 어머니가 서투르게 넥타이를 매주는 모습 등은 내가 원작에서 굉장히 좋아했던 장면이다. 갑이 된 친구를 배웅하며 절하는 오상식의 모습, 술 마시는 장면들은 거의 다 좋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성민 선배가 어제 '이렇게 추운 것도 그때, 문충기 룸접대를 하면서 이상한 옷을 입고 춤추고 노래하는 신보다는 힘들지 않다. 그때 힘들면서 감정이입이 딱 됐다. 진짜 회사원이 접대하는 게 연기도 힘든데 뭔가 계약을 따고 이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몸을 써가며 말도 안되는 우스꽝스러운 짓을 한다고 생각하니 몸과 마음이 다 힘들었다'고 하더라.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정윤정 작가는 "술 먹는 장면, 택시 타는 장면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장그래가 자기 사업 담당 아이템에서 제외되고 사업 담당자를 바꿔달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도 말을 잃었었다. 그런 장면들에 감정이입이 됐던 것 같다. 내가 직장생활을 24세 때 딱 9개월 했었다. 삼성 홍보팀에 사보를 제작해주는 사보 편집 대행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었다. 거기에서 이런저런 원고들과 사진들을 갖고 가편집된 책자를 들고 결제받으로 삼성 본관으로 가는 나날들이었다. 그때의 감정들이 사실 '미생'에 다 녹아있었다. 딱히 나를 박해한 건 아닌데 하청업체 사람이 시청역에서 내려서 오후 햇살 속에서 고개를 떨구고 걸어가서 삼성 본관으로 가서 전화를 하면 대리님이 내려오셔서 16층으로 데리고 갈 때 무수하게 쏟아지는 감정들이 '미생'에 다 녹아있었다. 지하철 타고 갈 때 사람들과 반대로 갈 때의 감정들이 다 녹아있다. 그거 말고는 직장 생활에 대해 별로 공감되는 바가 없었다. 그런데 40대 남자 직장인에 대해서 5가지 요소가 가슴이 찡한 부분이 있다. 첫번째는 술 마시고 취해서 택시 잡다 넘어지시는 분, 둘째는 큰 양복 안에 들어있는 초라한 몸, 셋째는 지갑 안에 들어있는 복권, 넷째는 그럼에도 식판에 대고 밥을 먹는 모습, 그리고 술 먹고 오바이트 하는 거다. 그 다섯 가지 요소에 대해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있었다. 그것들이 '미생'을 쓰는데 가장 기본적인 정서가 됐다"고 전했다.
'미생'은 바둑 꿈나무 장그래(임시완)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뒤 낙하산으로 종합상사에 입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드라마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과 인간관계를 사실감 있게 그려내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지난 18화 방송분은 평균 시청률 8%를 돌파, 최고 시청률 9.5%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미생'은 19일과 20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되는 19화, 20화를 끝으로 종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