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화제 속에 종영한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이하 '풍문')의 이 장면, 기억하시나요? 권력의 정글 속 쌀보리 게임으로 핑크빛 바람을 불어넣었던 이들은 바로, 변호사 윤제훈 역의 김권과 서봄 언니 서누리 역의 공승연입니다. 상위 1% 재벌가의 풍문들을 다루는 이야기인 만큼 화려한 패션이 주를 이루었던 드라마, 두 배우는 휘황찬란한 '갑'들의 패션 속에서 담백하고 라이트한 그들의 패션을 지켜냈습니다. 김권은 그 비법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사실은 감독님께서 메이크업도 기본만, 과한 정장 핏도 빼라고 하셨어요. 촬영 내내 거의 수트 한 두 벌에 넥타이만 살짝 바꾸는 정도였죠. 리얼함을 위해 많은 것을 더하지 않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내려놓음으로써 화려한 '갑'들 사이, 연기와 패션 존재감 모두를 꿋꿋하게 지켜낸 '을'들의 패션고사를 한 번 살펴볼까요?
▲김권 패션고사
먼저 김권의 패션고사를 공개합니다. 소신 있는 윤 변호사는 막힘 없이 슥슥 풀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점수 또한 우수한 90점! 인상적이었던 문제를 몇 가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번은 베스트 드레서를 뽑는 문제이자 그가 유일하게 틀린 문제였어요.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와 '밀회' 모두 재벌가 사이에서 연기해서 그런걸까요? 화려하고 드레시한 5번 전지현을 골랐습니다. 막힘 없이 고르는 모습을 보니 마치 패션 때문이 아니라 평소 이상형을 고른 게 아닐까 하는 의심도 잠시 들었답니다. 그러나 정답은 3번 전도연이었다는 사실. 이 문제만 맞추었다면 100점이었는데, 아깝네요.
2번은 엘리트 '윤제훈' 의 패션의 완성은 무엇이냐는 질문, 그는 2번 트렌디한 넥타이라고 응답했습니다. '풍문'을 찍을 당시 정장 한 두 벌에 넥타이만 살짝씩 바꿔가며 촬영했다고 해요. 실제 요즘은 화려한 도트나 다양한 컬러 배색의 트렌디한 타이 아이템으로 패션센스를 뽐내는 남성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 문제에서 그 역시 대세 '센스남'임을 인증했습니다.
사진제공 = SBS
4번과 5~7번의 O,X 문제도 막힘없이 통과한 김권, 알고보니 사실 그는 장광효 디자이너의 서울컬렉션의 메인 모델었다는 사실! 연기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도중 우연히 장광효의 눈에 띄게 되어 무대에 섰었는데, 월등히 키가 큰 모델들 사이에서 자신이 너무 작게 느껴져 '역시 나는 연기에 올인해야겠다'고 생각했답니다. 우리는 자칫하면 윤 변호사를 못볼 뻔 했네요.
대망의 10번 문제, 그가 생각하는 '풍문으로 들었소' 최고의 패셔니스타는 누구냐는 질문에 지영라를 연기했던 백지연이라고 답했어요. "생각할 필요 없이 그냥 딱 봤을 때 베스트였어요. 특히 롱 원피스를 입고 오신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재벌가 사모님 같았죠. 단순히 '예쁘다'가 아니라 '고급스럽고 리얼하다'였어요. 그건 옷에 맞는 품격을 갖고 계시고 그에 맞는 리얼한 연기를 해주셨기 때문이에요."
전지현과 백지연. 이로써 그의 여성 스타일 취향은 '화려하고 기품있는 것'으로 알아서 정의내릴 거예요~.
▲공승연 패션고사
다음은 '풍문' 속 당찬 아나운서 서누리, 공승연의 패션고사! 그녀의 점수는 김권보다 1문제를 더 틀려 80점을 받았습니다. 그녀 역시 점수에 연연해하지 않고 시원시원! 자신만만! 하게 문제를 풀어나갔습니다.
누가 드라마 속 커플 아니랄까봐 그녀 역시 1번 베스트문제를 틀렸네요. 이 문제의 정답은 3번 최지우였지만 그녀는 당당히 본인을 찍어서 기분좋게 틀렸습니다. 그렇죠 패션은 자신감입니다. 비록 맞추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패셔니스타로서의 자질이 입증 되는 순간이었어요. 실제 그는 4월 첫째 주 '베스트드레서'에서 최지우, 김우빈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답니다.
배우의 길을 위해 오랜 시간 걸그룹 연습생으로 있던 회사를 나온 소신있는 그녀는 김희애, 유호정 등 선배 여배우들의 패션관련 질문은 단번에 맞추었습니다. 이쯤 되면 패션에 많은 관심이 있을 것 처럼 보인다는 말에 "방송에서는 원피스나 스커트 등 소녀스러운 룩을 주로 선보이지만 실제로는 박시한 티셔츠에 청바지, 운동화 차림을 즐겨 입는다. 사실 그렇게 패션에 대해 관심이 있기 보다는 편안한 옷, 보이시한 옷을 많이 좋아한다"고 전했습니다.
10번 문항, 그녀가 꼽은 최고의 패셔니스타는 바로 서예지였습니다. 서예지는 최근 드라마 '슈퍼대디 열' 등에 출연한 공승연 또래의 신인 여배우인데요, 화보 등에서 많이 만나 볼 정도로 스타일리한 면모로 인기입니다. "그녀의 깔끔하고 편안한 차림, 수수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그 모습이 무척 예뻐보여요. 그래서 저도 그런식으로 스타일링해보고 싶어요."
사실 그녀는 김권 말고 또 다른 파트너가 있죠. 바로 가상결혼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씨엔블루 종현과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풍문'에서 김권과는 변호사와 아나운서 커플의 단정하고 깔끔한 커플룩을 선보인 그녀에게 '우결'에서 종현과는 어떤 커플룩을 해보고 싶냐는 물음에 "블랙 시크 룩을 한번 해보고싶다"라고 밝혔습니다.
진지한 자세로 문제에 집중하는 센스 하트 카디건의 김권(왼쪽)과 다 풀어냈다는 생각에 뿌듯한지 문제지를 들고 맑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공승연(오른쪽)의 모습. 앞으로 어떤 새로운 연기와 패션센스를 보여줄지 무척이나 기대되는 신예 커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