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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가요 기획사들의 개그맨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예능인 영입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또 지난 4일과 8일에는 빅뱅, 2NE1, 위너, 싸이 등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방송인 유병재, 개그우먼 안영미와의 전속 계약 소식을 전했다. YG는 '웰컴 투 와이지'라는 문구와 함께 YG 사옥으로 출근하는 유병재, 안영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격하게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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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관계자들은 증권 시장에 상장된 가요 기획사들이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도약을 하기 위해 예능인 영입에 적극나선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은 주로 음반 제작과 콘서트 개최 등으로 수익을 창출했다면 앞으로는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수익을 다변화 하려는 것. 프로그램 제작은 초기에는 유명 PD와 작가를 영입해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으로 시작해 점차 예능프로그램 제작으로 확대된다.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예능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실력파 예능인을 전속 계약하려는 현상이 강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예능인들의 활동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는 것도 이들의 영입을 늘리는 주요 요인이다. FNC와 계약한 정형돈의 경우 예능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랩퍼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FNC의 조성완 사장은 "정형돈 씨의 경우 노래 가사를 뽑아내는 능력이 매우 탁월하다. 요즘처럼 힙합 장르가 대세인 상황에서 정형돈 씨의 능력을 활용해 소속 가수들과 여러 색다른 작업을 기획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형돈 씨와 FNC가 결합해 여러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YG는 유병재와 안영미의 예능인으로서의 능력 뿐만 아니라 창의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이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소속 가수들의 새 앨범에 녹여내 기존과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다.
가요 기획사에 소속된 가수들의 예능 활동이 활발해 진 것도 예능인 영입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유재석 라인, 강호동 라인처럼 요즘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라인'이 중요해진 만큼, 영향력 있는 예능인을 영입해 새로운 라인을 만들어 줌으로써 소속 가수들이 예능프로그램에서 보다 쉽게 연착륙 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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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가요 기획사의 경우 최근 몇년간 K-POP이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으며 자금력이 풍부해 졌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음원시장이 되며 예능인들의 가요계 진입의 문턱이 예전에 비해 확연히 낮춰졌다. 실제로 개그맨 박명수의 경우 여름에만 반짝하는 이벤트성 가수가 아닌 자작곡을 발표해 각종 음원차트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나름의 경쟁력을 갖춘 상태다.
가수에 대한 욕심이 있는 정형돈 역시 FNC가 가요 기획사라는 점에 끌려 오랜시간 유지해온 1인 기획사 생활을 청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그우먼 이국주 역시 가수에 대한 욕심이 있어 FNC 패밀리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적인 요인도 예능인의 대형 가요 기획사로의 이적을 이끌고 있다. 바로 개그맨 전문 소속사들이 최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 실제로 개그맨 김준호가 공동 대표를 맡았던 코코엔터테인먼트는 한때 가장 많은 개그맨이 소속되어 있었지만 최근 파산을 했다. 그나마 노우진, 이상호, 이상민, 송준근, 오나미, 안소미 등이 소속된 쇼타임엔터테인먼트, 정태호, 박성광, 김대성, 송병철, 김나희 등이 속한 타조엔터테인먼트, 김대희를 주축으로 권재관, 박나래, 조윤호 등이 소속된 제이디브로스 등이 개그맨 전문 소속사로 남아있다.
개그맨 전문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요 기획사로 이적한 개그맨 중 상당수는 개그맨 보다는 예능인으로 보는게 맞다. 정통 개그맨의 경우 개그를 짜는 것부터 무대에 올리는 것까지 팀플레이 성격이 강해 개그 전문 기획사와 전속 계약을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경우 개인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 비교적 자유롭게 소속사를 결정할 수 있다"며 "가요 기획사로 이적한 예능인이 앞으로도 만족스러운 활동을 이어갈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