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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C&C가 제작에 나서는 JTBC 금토드라마 '디데이'는 서울에 발생한 대지진을 다룬 국내 최초의 재난드라마로, 지진 이후 목숨을 걸고 임무수행에 나서는 재난의료팀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영광, 이경영, 김정화, 정소민, 하석진 등이 출연할 예정.
SM의 드라마 제작 악몽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방신기 유노윤호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MBC '맨땅에 헤딩'은 SM이 제작에 참여하고 소속 아티스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당초 20부작으로 기획됐지만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됐다. 여기에 첫 주연을 맡은 유노윤호의 연기력 논란까지 더해지며 혹평을 받아야 했다.
이후 SM은 SM C&C를 자회사로 만들며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그리고 지난 2012년 첫 제작에 나선 드라마가 샤이니 민호와 에프엑스 셜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였다. 하지만 '아름다운 그대에게' 역시 방영 내내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를 기록하며 악몽을 이어갔다.
그리고 2014년 초 방송된 KBS2 '총리와 나', MBC '미스코리아' 역시 SM 제작 드라마의 시청률 악몽에 이름을 올린다. '총리와 나'는 소녀시대 윤아를, '미스코리아'는 소속 배우 이연희를 여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시청률은 6%대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SM 소속 가수인 김희철은 JTBC '썰전'에 출연해 "SM 제작 드라마는 안하겠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김희철은 "SM에는 연기 팀과 가수 팀이 있는데 연기 팀이 프로모션 같은 것을 너무 가수처럼 한다. 그래서 만날 뭐라고 했다"며 "SM은 우리 애들이 최고니까 우리 애들이 하면 다 잘된다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우리 뮤직비디오에는 다른 사람이 안 나온다. 결국 우리 애들만 쓰게 된다. 그게 되겠냐"며 SM 제작 드라마가 부진한 이유를 분석했다.
이는 최근 성황리에 종영된 KBS2 월화미니시리즈 '후아유-학교2015'(이하 후아유)가 성공한 이유와 맥을 같이한다. '후아유'는 가수 씨엔블루, FT아일랜드 등이 소속된 FNC 엔터테인먼트(이하 FNC)가 제작한 작품이다. FNC는 지난 2013년 KBS2 '미래의 선택'을 공동 제작하며 드라마 제작에 발을 들인 뒤 올 초 방송된 KBS 단막극 '고맙다, 아들아'를 자제 제작했다. 그리고 '후아유'가 FNC 제작 드라마의 본격적인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후아유' 마지막회 시청률은 8.2%(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지난 4월 27일 방송된 1회가 3.8%의 시청률로 출발했던 것에 비해 2배 이상 시청률이 상승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학교' 시리즈는 벌써 6번째로 지겨울 만도 했지만 '후아유'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률 사냥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남녀 주인공이 FNC 소속 연예인이 아니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여주인공 김소현은 싸이더스HQ 소속이고, 남주혁과 육성재는 각각 YG케이플러스,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이는 FNC가 제 식구 활용이 아닌 작품에 맞는 인물을 캐스팅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것이 높은 시청률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SM은 제작했던 드라마가 시청률적으로는 부진했다고 하지만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만족스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 연예인들이 워낙 해외에서 인기가 많아 그들의 출연 만으로도 판권을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SM이 회사 규모를 한 단계 더 키우기 위해서라도 이쯤에서 시청률까지 만족스러운 화제의 드라마가 탄생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는 SM 소속 스타의 힘이 아닌 SM의 드라마 제작 능력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
한편 SM C&C 정창환 공동대표이사는 "드라마 '디데이' 제작과 함께 다양하고 새로운 장르의 드라마 제작이 한국은 물론 중국시장을 타겟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최근 신설된 '콘텐츠 기획실'을 통하여 중국에서의 예능 프로그램 및 영상 콘텐츠 비즈니스를 확대 전개할 예정이다. 또한 뮤지컬 '인더 하이츠'를 9월부터 한국에서 초연하는 등 드라마, 예능, 뮤지컬, 뉴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통한 매출과 이익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