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수목드라마 '복면검사'의 제작발표회가 18일 서울 여의도 63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김선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복면검사'는 주먹질은 본능, 능청은 옵션인 속물검사 하대철(주상욱)과 정의는 본능, 지성은 옵션인 열정 넘치는 감정수사관 유민희(김선아)의 활약을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린 드라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 후속으로 5월 20일 밤 10시 첫 방송이다. 여의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5.18/
유명인의 SNS가 몰고 오는 파장. 그야말로 일파만파다.
하지만 여전히 정치인, 연예인 등 유명인들은 이미 검증될만큼 검증된 그 무시무시한 파급력에 대해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김선아가 바로 그 SNS로 인해 구설수에 올랐다.
KBS 2TV 수목드라마 '복면검사'에 출연 중인 김선아는 27일 자신의 SNS에 "다른 촬영에 밀린 '복면검사' 팀! 한 두 번이어야 화가 나지. 이젠 헛웃음만. 아침부터 다들 똥개 훈련 제대로네. 웃으며 촬영하기에도 이젠 지쳐. 자꾸 이러면", "아침부터 쭉 또 시간 낭비. 잠을 제대로 잔 것도 아니고! 이건 뭐 맨날. 그저 웃지요. 매번 왜 이래?"라는 글을 게재했다.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 여주인공이 올린 촬영 현장에 대한 부정적인 뉘앙스의 글. 파문은 컸다.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김선아는 서둘러 해당 SNS 글을 자진 삭제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사태는 큰 파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바로 다음날 김선아를 맹비난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매체는 드라마 현장 스태프의 말을 빌려 김선아가 해당일에 촬영장에 오지 않았으며 상습 지각 연기자라고 보도했다. 이날도 선배 연기자들까지 모두 대기하는 상황이었지만 현장에 오지도 않고 마치 온 것처럼 글을 남겼다는 것이 골자. 만약 이 현장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밝고 쾌활한 로코의 여왕이던 김선아의 긍정적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문제가 커지자 제작진이 해명에 나섰다. 제작진은 김선아가 27일 촬영 현장에 오지 못한 것은 제작진이 병원 치료를 하고 오라는 배려 차원에서 촬영스케줄을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습 지각설'에 대해서도 드라마가 막판을 향해 가면서 밤샘 촬영의 강행군이 이어지면서 피로누적으로 조금씩 늦은 적은 있지만 결코 문제를 삼을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나의 상황을 놓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분위기.
상황은 왜 이렇게 복잡해졌을까. 이번 사태의 진위 여부를 떠나 발단은 SNS에 올린 김선아의 글에서 촉발됐다. 상황 인식이 너무 순진했다. 그는 글을 올릴 당시만 해도 아마 사태가 이처럼 복잡해질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촬영 막바지 몰려드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황. 가까운 주윗 사람들을 향해 푸념처럼 올린 글이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대부분 드라마 현장은 정도만 다를 뿐 이와 비슷하다. 촬영 막판은 배우나 스태프 모두 지치고 피곤한 상황이라 예민함이 극에 달한다. 입장이 다르면 이해의 폭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촬영 현장에서의 갈등은 비일비재하다. 심하면 말싸움, 더 심하면 몸싸움도 때론 벌어진다. 하지만 아주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의 갈등은 시간이 해결해준다. 촬영이 끝나고 쫑파티 등을 통해 자연스레 해소되거나, 그것도 아니면 마음 속 앙금으로 남는 정도. 어쨌든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현장 갈등은 현장에서 해결돼야 한다. 그 갈등이 SNS→언론을 통해 외부에 공개될 경우 파문은 내부적으로 수습하기 힘들어 진다.
김선아에게 '복면검사'는 지난 2012년 MBC 드라마 '아이두 아이두' 이후 3년만의 드라마 복귀작. 오랜만에 시청자를 만나는 터라 개인적으로 기대와 각오가 컸던 작품이다. 그만큼 '복면검사'의 기대 밖 시청률 부진에 속상할 법도 하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여년 동안 '내 이름은 김삼순'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베테랑 연기자다. 행여나 현장에서 억울하고 속상한 일이 있더라도 문제는 현장에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였여야 옳았다. 그저 개인적인 의미로 SNS에 올린 글이라고 하기엔 사려깊지 못했다. 유명인에게 있어 SNS는 더 이상 사적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