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마리텔' 톱스타 의존없이 시청자 사로잡은 이유

기사입력 2015-07-13 11:36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김영만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마리텔')이 스타 파워가 아닌 콘텐츠 파워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마리텔'은 선발된 스타와 전문가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직접 PD 겸 연기자가 돼 인터넷 생방송을 펼치는 1인 방송 대결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출연자가 각자 스튜디오에서 자신만의 방송을 펼치기 때문에 골라보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백주부' 백종원의 '쿡방'이다. 백종원은 집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와 부족한 재로를 활용해 그럴듯한 요리를 만들어내는 방법 등 그야말로 네티즌 맞춤 콘텐츠로 호응을 얻고 있다.

마술사 이은결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술 비법으로 백종원의 아성에 도전했다. 그는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마술을 알려주며 네티즌의 관심을 단숨에 캐치, 백종원을 위협했다. 상황에 맞는 패러디 연기까지 선보이며 유쾌한 방송을 이끌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마리텔'에서는 이은결에 이어 백종원을 또 한 번 위협하는 BJ가 등장했다.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이다. 김영만은 여전한 손재주로 왕관부터 보석, 장난감 등을 색종이로 뚝딱 만들어 냈다. 네티즌을 "어린이 친구들"이라고 부르며 종이접기 방법을 알려주는 그의 모습은 보는 내내 향수를 자극했다.

그의 화려한 종이접기 솜씨는 20여년 전 그대로였지만, 손에 생긴 주름들이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게 했다. 시청자들도 어느덧 훌쩍 자라있었다. 한 네티즌은 "여기 어린이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김영만은 "어릴 때는 어려웠지만 이제 어른이 됐으니 더 잘 할 수 있을 것", "우리 어린이 친구들 착하게 잘 자랐다" 등의 말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마리텔'은 유명한 스타가 아닌 콘텐츠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백종원은 먹방 열풍을 타고 얼굴이 알려져 있었지만 '마리텔' 출연 이후 자신만의 노하우가 담긴 요리법을 통해 '대세'로 거듭났다. 이은결 또한 숨겨진 예능감을 발휘하며 마술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김영만은 종이접기라는 추억의 아이템으로 그의 방송을 보고 자란 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김영만은 첫 방송에서 중간순위 1위(골드멤버 백종원 제외)에 등극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그저 한 장의 종이에 불과했지만, 그것이 김영만과 추억을 공유하는 네티즌과 만났을 때 추억과 향수를


방송 후 시청자들은 '마리텔'이 보여준 소통의 힘과 콘텐츠 파워에 다시 한 번 놀랐다는 반응이다. 시청률 또한 지난 방송에 비해 0.4%P 상승한 8.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 백종원의 장기 집권으로 인한 하락 우려를 일축시켰다. 백종원을 위협할 무기는 인지도 높은 스타가 아니라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콘텐츠였다. 이날 방송은 무궁무진한 콘텐츠의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했다.

한 네티즌은 "'마리텔'이 진화하고 있다. 김영만의 캐스팅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세대소통과 향수를 자극하는 수준으로까지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심지어 김영만은 인간계 1위까지 등극, 인기 연예인의 인기에 의존하지 않는 콘텐츠 위주의 출연자가 더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해줬다"고 평가했다.

백종원의 장기집권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은결과 김영만의 등장은 순위에 관계없이, 시청자들에게는 새로운 출연진들과 만나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계속될 것임을 보여줬다. 오히려 어떤 도전자가 어떤 콘텐츠로 그에게 맞설지 기다리는 것도 '마리텔'의 시청 포인트가 될 것 같다.

ran613@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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