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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MBC '무한도전' 가요제의 음원 장악, 예상은 했지만 역시 그 열기가 뜨겁다.
지난 22일 공개된 '무한도전'의 2015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음원이 이틀째인 24일오전에도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에 줄세우기를 연출하고 있다.
황태지(지드래곤X태양X광희)의 '맙소사', 으뜨거따시(자이언티X하하)의 '스폰서', 오대천황(혁오X정형돈)의 '멋진헛간', 댄싱게놈(박진영X유재석)의 '암 쏘 섹시, 상주나(윤상X정준하)의 '마이 라이프' 등 '무한도전' 가요제 음원이 상위권을 장식했다.
이번 가요제는 윤상, 박진영,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 아이유, 자이언티, 밴드 혁오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출연해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이 때문에 음악적 완성도에 대한 기대와 익숙한 가수들의 뻔 한 무대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자아내기도 했다. 팀별로 생각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이 같은 우려와 갈등이 '무한도전' 가요제의 차별점이다. '무한도전' 가요제의 음원들이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그 곡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 때문이다. 멤버들과 가수들이 고민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고, 시청자들은 가요제의 곡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알고 있다. 그러니 노래에 대한 애정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예가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유 갓지 않은 이유의 '레옹'이다. 이 팀의 경우 발라드를 추구하는 아이유와 EDM을 추구하는 박명수 사이의 대립이 주목을 받았던 상황.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한 발 양보하면서 팀워크를 쌓아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결국 반전이 있는 매력적인 곡으로 탄생하게 됐다.
팀별로 음악적 색깔도 다채로워 시청자들의 다양한 음악적 취향을 만족시켰다. 무엇보다 가요계에서 내로라 하는 뮤지션들의 새로운 모습은 다시 보기 어려운 레전드 무대로 남을 전망. 아이유표 EDM과 윤상의 EDM 힙합, 혁오의 컨트리송, 광희의 파워풀한 댄스, 정준하의 랩 등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도전과 변신은 가요제 음원이 지닌 또 다른 매력이다.
이 또한 쉽지는 않았다. 멤버들이 너무 일방적으로 가수들을 몰아붙인다는 반응도 있었다. 바꿔 생각해보면, '무한도전'이 아니었다면 윤상과 박진영에게 이처럼 막무가내로, 또 적극적으로 자신의 취향을 어필하고 요구하는 것이 가능했을까 싶기도 하다. 이름만 들어도 자동으로 발라드를 떠올리게 했던 윤상은 정준하와 함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으며, 미국흥만 고집하던 박진영은 한국흥과 미국흥의 교착점을 찾아냈다. 그것만으로 이번 가요제를 보는 의미가 있었다.
이번 가요제는 유독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무한도전' 가요제는 매회 칭찬 일색이었으나 이번 가요제는 규모가 커진 만큼 예상치 못한 여러 문제점들과 부딪여야했다. 가요제에 쏠린 관심탓에 준비 과정부터 스포일러와 싸움이었고, 가요제 장소와 시간이 확정된 뒤에는 예상을 넘는 인파가 쏠릴 것으로 우려됐다. 가요제 준비 과정에서 있었던 가수와 멤버들의 갈등을 '무한도전'의 '갑질'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가요제 이후 남겨진 쓰레기들로 인해 또 한 번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초심을 잃었다는 평가가 있기도 했다.
가요제가 쌓아올린 인기가 오히려 작은 음악회를 지향했던 '무한도전'의 당초 기획과 멀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지향점과 현실 사이에서 '무한도전' 가요제 또한 과도기 상태를 겪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가요제에서 멤버들과 가수들이 서로 충돌하고 조율하고 합의점을 찾아 갔듯이, '무한도전' 또한 시청자들의 열기를 껴안기 위한 조율 과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가요제는 퇴보라기보다는, 여전히 진화하는 중이고 발전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2년후 다시 만날 '무한도전' 가요제를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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