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판 뱀파이어 로맨스를 그리는 MBC 수목극 '밤을 걷는 선비'(이하 '밤선비')가 10일, 20부로 막을 내린다. 지난 9일 방송된 19회에서는 김성열(이준기)과 조양선(이유비)의 달콤한 시간과 함께 죽을 각오로 귀(이수혁)을 없애기 위해 떠나는 성열과 그를 애틋하고 절절하게 배웅하는 양선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궁금증이 커진다.
'밤선비'는 인간의 본성을 잃지 않은 뱀파이어 선비 성열이 절대 악에게 맞설 비책을 찾으며 얽힌 남장책쾌 양선과 펼치는 목숨 담보 러브스토리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이준기, 이유비, 심창민, 이수혁 등 주요 캐스팅이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방송 전부터 기대를 높였다. 이준기는 여성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꽃미남 외모는 물론, 남성적인 카리스마와 화려한 액션 기술까지 두루 갖춰 '만?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유비는 때로는 상남자, 때로는 귀여운 여인으로 변신하며 변화무쌍한 매력을 발산했다.
특히 이 작품은 뱀파이어와 사극을 조합시킨 색다른 시도로 눈길을 모았다. 주된 줄기는 성열과 양선의 사랑이지만, '밤선비'는 로맨스에만 치중하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들로 흥미를 높였다. 귀를 임금 위의 군림하는 임금으로 설정,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간 세상을 주무르는 뱀파이어를 악으로 내세워 긴장감을 유지해 왔다. 궁중 암투를 뱀파이어와 인간의 대립으로 연결시켜, 끊임없이 갈등을 유발했다. 원작에는 없던 혜령(김소은) 캐릭터를 통해 원작과는 또 다른 이야기로 신선함을 더했다.
대중에 익숙한 뱀파이어 이야기를 이처럼 새롭게 표현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던 '밤선비'이기에 그 결말이 더욱 궁금해 진다. 그간 많은 작품에서 뱀파이어 남성과 인간 여성의 사랑을 그려왔는데, 이들은 대부분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의 결실을 맺어 왔다. 불로불사의 삶을 사는 뱀파이어와 생을 함께 하기 위해서 인간의 삶을 포기하는 여주인공의 결말이 대부분이었다. '밤선비'에서 내내 애틋한 사랑을 보여준 성열과 양선은 어떤 식으로 사랑을 완성할지 주목된다.
지난 19일 방송에서는 귀와 마지막 대결에 나선 성열이 양선은 안타까운 이별을 맞는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모았다. 귀를 없앨 방도를 고민하던 중 양선은 '지하궁 폭파' 작전을 생각했고, 성열은 죽음을 각오하고 양선 몰래 지하궁으로 향하겠다 마음 먹었다.
성열은 "죽음으로 세상에서 귀가 사라질 수만 있다면 나쁜 결말은 아닐 것이다. (혼자 남게 된 정인은) 많이 슬프겠지.. 하지만 그녀 또한 알게 될 것이다. 밤선비가 마지막까지 바라왔던 것은 그녀의 행복이었단 것을"이라며 죽음을 각오한 자신의 계획이 양선의 행복을 위함이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양선은 "아마도 그녀는 밤선비와 생과 사를 함께 하겠다고 이미 마음먹었을 것입니다. 이를 알고 있는 밤선비는 정인을 위해 결국 죽지 않고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라며 애써 눈물을 참으며 자신의 단단한 마음을 전했고, 더불어 성열을 기다리겠다는 애틋한 마음을 고백해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했다.
과연, 성열과 양선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지 이날 오후 10시 방송되는 '밤선비' 최종회에 눈길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