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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무한도전'이 또 한 번 '국민 예능'의 힘을 보여줬다.
벌칙으로 시작된 '배달의 무도'가 남긴 여운은 진했다. '무한도전'은 미국으로 입양된 동생에게 출산을 앞두고 엄마의 음식을 배달했으며, 해외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유학생들에게 따뜻한 한 상을 선물했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로 떠나 독일에 터전을 일군 동포들을 그리운 한국 음식으로 위로했다.
우토로 마을에 이어 하하는 논란 속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하시마 섬을 찾았다. 하시마 섬은 일본 나가사키 시에 있는 무인도로 일제강점기 당시에 한국인들의 노동력을 수탈하는 장소로 사용되었으며 '지옥섬'이라고도 불린다. 최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된 뒤로 일본 측은 약속했던 '조선인 강제 징용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하하는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와 함께 하시마섬에 이어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유골이 묻혀 있어 다카시마로 향했다. 다카시마 섬을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던 공양탑은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숲 속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하하, 서경덕 교수는 "쌀밥과 고깃국이 제일 먹고 싶었다"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양탑에 따뜻한 밥과 국을 올려 뭉클하게 했다.
'무한도전'은 한국인이라면 당연하게 먹는 '한국인의 밥상'에서 시작해 이 같이 큰 감동을 이끌어 냈다. 누군가 애타게 그리워했던 한국의 밥상을 통해 잊혀졌던 과거사와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진실들을 전달했다.
방송의 힘은 컸다. 이는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행동으로 옮겨졌다. 방송이 끝난 뒤 공양탑을 방문하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문의가 빗발쳤고, 이에 서경덕 교수는 네티즌의 힘을 모아 공양비 정비 계획까지 세우게 됐다. 미처 몰랐던 진실들과 멤버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예능의 한계를 또 한 번 넓히고, 지평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무한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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