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서민친화적 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배우 김윤석이 이번에는 '오컬트'라는 예상치 못한 장르를 들고 스크린에 컴백했다. '검은 사제들'은 악령을 쫓는 두 사제의 이야기로 김윤석은 평소에는 건달 같지만 속깊은 김신부 역을 맡았다. '검은 사제들'은 개봉 3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우선은 '새로운 시도'라는 긍정적인 평이 많아서 좋죠. 사실 아내와 아이들은 모두 독실한 천주교 신자들인데 저는 항상 촬영 때문에 예비신자들 교육기간에 참석하지 못해서 정식 신자가 되지 못했어요. 그리곤 역할로 신부가 됐죠."
김윤석은 신부복이라는 것 자체가 동전의 양면 같다고 말했다. "김신부는 로만칼라만 빼면 조폭 같은 느낌이에요. 검은색 수트를 입고 덩치도 크잖아요. 김신부 본인이 마치 악령에 물든 사람 같은 느낌이라 아이러니를 줬거든요. 그래서 김신부의 캐릭터가 저와 더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강동원과는 '전우치'에 이어 두번째 호흡이었다. "김상호 유해진과도 자주 했는데 그럴 때는 아무도 안물어보더니 강동원하고만 같이 하면 물어보네요.(웃음) '전우치'는 판타지적 요소가 있지만 이번 작품은 땅에 딱 붙어있는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호흡이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김윤석(검은사제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메가폰을 잡은 장재현 감독은 처음부터 김신부 역에 김윤석을 원했다. "시나리오를 보니까 왜 나를 원했는지 알겠더라고요.(웃음) 인간적인 느낌이 나야하면서도 이성적이고 냉정한 힘이 있어야 하는 캐릭터에요. 자신을 아버지처럼 따르던 여고생의 영혼을 구해야하는데 그 영혼을 구하면 소녀가 죽어버리는 아이러니 속에 있거든요. 실제로 (박)소담이 아빠와 제가 별로 나이 차가 안날 걸요. 소담이는 정말 칭찬해주고 싶을 만큼 대견하죠. 머리도 다 밀고 연기하는 것을 보는데 '이 친구는 당장 인기를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구나. 먼 곳을 바라보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완득이'부터 '검은사제들'까지 김윤석은 말 그대로 '서민친화적'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어떤 캐릭터만 꼭 하겠다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제 필모그라피에 소신을 가지고 연기하죠. 제가 아이돌이면 이미지에 대해서 고려를 많이 하겠지만 저는 그럴 때는 아니잖아요. 좋은 작품을 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하죠. 물론 아직도 제 연기를 보면 오글거려요.(웃음) 케이블채널에서 제 작품이 가끔 나오면 아직도 돌려버릴 정도로 부끄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