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 정형돈, 한 템포 쉬어가도 괜찮아

최종수정 2015-11-13 09:35

정형돈 <사진=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활동 중단' 선언한 개그맨 정형돈에게 왜 사람들의 응원이 끊이지 않을까.

지난 12일 정형돈의 방송 중단 소식이 전해졌다. 이유는 오래전부터 건강 악화와 불안 장애 였다. 소속사 FNC 측은 "건강상의 이유로 당분간 방송 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라며 특히 "최근 불안장애 증상이 심각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고 결국 제작진과 소속사 및 방송 동료들과 상의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알렸다.

갑작스러운 활동 중단 소식에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기 보다는 위로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간 방송에서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방송 활동이 쉽지 않음을 토로해왔고, 최근 잦은 병원 신세로 건강 적신호가 켜졌음을 대중들도 알고 있던 터다. 최근 새로운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으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정형돈이기에, 본인 조차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을 것.

정형돈은 지난 2013년에는 탈장으로 수술을 받은 모습이 MBC '무한도전'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정형돈은 이전부터 방송에서 탈장 증세가 있다며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였던 터, 수술 후에도 몸살 기운으로 다시 입원하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과거 SBS '힐링캠프' 출연 당시 불안 장애로 약을 복용 중인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폐렴으로 입원해 또 한 번 팬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기도 했다. 결국 추석특집 방송 일부에서 부득이하게 참여하지 못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2 '속 보이는 라디오 여우사이'에서는 본인의 강력한 의지로 방송에 참여했지만, 폐렴으로 인한 고통을 참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실 '4대 천왕'으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던 정형돈에게 결코 쉽지 않을 결정이었을 것이다. 정형돈은 MBC '무한도전',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들', KBS '우리동네 예체능' 등 6개의 고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다, 최근 MBC '능력자들'과 K-STAR '돈 워리 뮤직' 등 새 프로그램으로 방송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던 시기였다. '어색한 뚱보'로 주춤거리던 시기를 지나 어느덧 웃음을 책임지는 믿음직한 예능인으로 성장한 정형돈.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쉽지 않았고, 더욱이 늘 자신의 입지에 대한 불안감과 책임감을 지니고 있던 정형돈이기에 방송중단이 상당한 심사숙고 끝에 이뤄진 결정이었음을 짐작할만하다.

정형돈의 한 측근 또한 스포츠조선에 "오죽했으면 정형돈이 방송을 중단하겠나. 그동안 많이 힘들어했다"며 "계속 버티던 정형돈이었지만 참다 참다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방송을 중단하게 됐다. 고정 프로그램 6개와 새 프로그램 2개를 진행하며 방송에 의욕을 보였는데 오죽하면 방송 중단을 선언했겠나. 카메라 앞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까지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형돈의 하차는 제작진들에게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겠으나, 본인이 행복하지 않으면 대중들에게도 진정한 웃음을 주기 어렵다. 비록 중요한 시기이긴 하지만, 예능인으로서 길을 더 멀리 보고 지금 한 숨 쉬어가는 것이 옳은 결정일 수 있다. 지금의 멈춤은 더 멀리 도약하기 위한 숨고르기라고 생각된다. 정형돈이 몸과 마음을 전히 회복한 뒤 돌아와 대중들에게 더 밝은 웃음을 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ran613@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