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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변화의 갈림길에 서다!'
물론 한국의 대표 게임사인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각각 300부스와 100부스를 마련하고 다양한 게임을 선보였으며 VR(가상현실) 디바이스를 활용한 각종 게임이 소개돼 게임팬들을 즐겁게 했지만, 올해로 11주년을 맞는 지스타는 향후 10년을 위해서라도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또 벡스코 그랜드볼룸에 대형 무대를 설치, 'FIFA 온라인 3'를 활용하는 e스포츠대회 'FIFA 온라인 3 아시안컵'을 진행하고 '니드포스피드 엣지'의 개발방향과 계획을 개발자가 직접 팬들에게 발표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로 지스타를 빛냈다. 이번 지스타가 '넥스타'로 불린 것도 이 덕분이다.
엔씨소프트는 내년에 출시할 신작 온라인게임 'MXM'의 시연대를 마련하고 다른 장르와의 다양한 컬래보레이션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물량면에선 넥슨에 뒤졌지만 독특한 발상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엔씨소프트는 벡스코 인근 영화의 전당에서 '블레이드&소울'을 소재로 한 신개념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 공연을 펼치고 e스포츠 대회 '블소 토너먼트 2015 월드 챔피언십'을 진행하는 등 게임쇼를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식을 선보였다.
지스타 메인스폰서를 맡은 네시삼십삼분은 '로스트킹덤', '이너널클래시', '마피아', '삼국블레이드' 등 7종의 타이틀을 선보였다. 대형 게임사들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사전 예약을 받은 관람객들만 입장해 25분 가까이 부스에 머물면서 여유롭게 모바일게임을 즐겼다. 주말에는 일반 게임팬들에게 부스를 개방했지만, 이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꼽혔다.
새로운 디바이스, 미래 제시하다
이번 지스타에서 한층 현실화된 미래는 VR 디바이스였다. SCEK가 선보인 '플레이스테이션 VR'을 필두로 엔비디아는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등을 전시해 가상현실로 구현되는 게임을 선보였다. 삼성이 오큘러스와 기술제휴를 통해 개발한 '기어VR', VR게임 개발사 스코넥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모탈블리츠VR'도 예전보다 훨씬 개선된 가상현실 환경을 제공했다.
또 모션캡처 전문사인 모션테크놀로지는 모션캡처와 VR를 결합한 가상 공포체험 '시체들' 부스를 마련, 주인공이 돼 게임 속을 누비는 새로운 재미를 제시했다. VR버전 개발 발표로 화제를 모은 로이게임즈의 호러게임 '화이트데이'는 이번 지스타에서 투자를 받기도 했다. 아이지에이웍스와 센트럴투자파트너스가 함께 운용하는 모바일게임 마케팅 펀드 '스타웍스'는 로이게임즈와 이번 지스타에서 투자계약을 맺었다.
게임 전문가들은 "VR, AR(증강현실) 기술이 좀 더 대중화 될 경우 기존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콘텐츠가 재개발 되는 등 가능성은 풍부하다. 또 PC와 콘솔기기, 스마트폰처럼 게임을 즐기는 또 하나의 새로운 디바이스로 부상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고 말했다.
지스타, 새로운 10년 준비해야 한다
올해 지스타에는 문화부 김종덕 장관을 비롯해 박민권 제1차관, 윤태용 문화콘텐츠산업실장 등 게임 주무부서의 관료들이 대거 참가하며 그동안 소홀했던 정부의 게임 진흥책에 대한 메시지를 남겼다.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을 겸하고 있으며 e스포츠와 게임산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전병헌 의원도 수년째 지스타를 찾았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지스타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윤태용 실장은 "한국 게임산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게임팬들은 잊지않고 지스타를 찾아줬다. 그만큼 여전히 가능성은 많다. 문화부가 확실한 게임 진흥 부서로 자리를 잡을테니 게임사들도 좀 더 노력해달라"고 주문했고, 전병헌 의원은 "지스타가 정체돼 있다. 정부와 협회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넷마블을 비롯한 대형 게임사들이 투자 대비 효과만을 생각하지 말고, 상징적인 의미에서라도 지스타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스타 개막에 하루 앞서 열린 '2015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레이븐'으로 첫 대상을 수상한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은 "모바일게임과 지스타가 좀처럼 성격이 맞지 않아 참가를 고민중"이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게임 전문가들은 "지스타 조직위가 게임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형식을 다양화할지 고민해야 한다"면서도 "지스타를 마케팅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한국 게임산업의 현주소를 사회와 세계에 알리는 상징적인 자리가 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메이저 회사들의 책임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지스타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