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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라기 보다는 친한 친구와 함께 한 '수다 타임' 같았던 시간 내내 김정화에게 느껴졌던 유쾌하고 밝은 에너지는 단순히 '디데이' 속 캐릭터의 영향만은 아니었다. 2년 간의 휴식기가 가져다 준 여유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보낸 뜻깊은 시간, 무엇보다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와 세상 그 무엇과보 바꿀 수 없는 아이 덕분이었다. "2년 간의 소중한 경험 덕에 인간 김정화가 삶을 대하는 태도와 배우 김정화가 연기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고 말하는 그녀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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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가장 달라진 점이 있나.
'희생'에 대해 알게 됐다. 아무래도 아이를 키운다는 건 희생이 따를 수 밖에 없더라.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던 감정이다. 예전에는 내가 희생을 해야된 다는 것에 대해 너무나도 아까워하고 못 견뎌 했다.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을 때는 희생할 수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되더라. 작품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이 작품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내가 잠을 좀 못자는 것 쯤, 끼니를 좀 거르는 것쯤의 희생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아이를 낳고 어른이 되가는 과정에 들어서게 된 것 같다.
-출산 후에도 외모와 몸매가 참 한결같다. 관리법이 궁금하다.
관리도 했지만, 다른 사람 보다 몸 회복이 빨리 되는 체질이었다.(웃음) 요새 '애 낳고 참 그대로세요'라는 말이 그렇게 좋다.(웃음) 성숙해 보이는 외모 때문에 고등학교 때 데뷔하고 나서도 20대 역할을 주로 했는데, 이제야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게 됐다. 예전에는 '노안' 소리를 들었는데, 이제야 '동안'소리를 듣는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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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품에 안았던 바로 그 순간. 정말 엉엉 울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거쳐 내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의 안도와 내 자신에 대한 대견함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그 긴 시간일 거쳐 이 아이가 나한테 와줬구나'라는 기쁨과 환희랄까. 정말 서럽게 울었다. 남편도 정말 많이 울었다.
-아이가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하면 찬성할 건가.
아이의 선택에 맡길 거다. 하지만 10대 때 너무 어린 나이에 하고 싶다고 하면 말리고 싶다. 연예인으로서의 사는 건 참 많은 무게를 어깨에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건데, 너무 어릴 때부터 그 무게를 지게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너무 어릴 때는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나도 10대에 데뷔하긴 했지만 '20대에 데뷔했다면 더 좋았을 걸'이란 생각을 한다. 그랬다면 연기를 대하는 태도와 모습이 더욱 성숙됐을 것 같다."
-배우가 안됐다면 뭘 했을까.
연기를 하면서 많이 외향적으로 변하긴 했지만 원래 성격이 좀 소극적이고 조용한 편이다.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직업을 태하지 않았을까? 어렸을 때 항상 장래희망을 말할 때는 간호사나 유치원 선생님, 스튜어디스를 꼽았다. 아니면 그냥 평범한 가정주부가 됐을 것 같기도 하다. 결혼 전에 인터뷰 때마다 꿈을 묻는 질문에 항상 '현모양처'라고 대답했다. 지금 그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다.(웃음)
-앞으로 대중이 '배우 김정화'를 어떻게 기억했으면 하는가.
유쾌한 배우라고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어떤 캐릭터를 해도 유쾌하게 즐기면서 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 영화, 영화 드라마 연기 뿐 아니라 무대에서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연극 무대도 많이 서봤는데, 긴 호흡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는 무대가 주는 매력이 있다. 연습시간도 길고, 그 시간동안 작품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시간도 많고. 무엇이든 어떤 역할이든 매체든, 열심히 하는 김정화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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