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 후폭풍 ③] "난세는 약자의 지옥"…정유미의 숨겨진 진가

기사입력 2015-11-18 13:26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중 세작 정유미 통한의 절규가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김영현·박상연 극본, 신경수 연출)에서는 까치독사 땅새(변요한)가 화사단의 흑첩이자 전설의 자일색인 연희(정유미)의 정체를 알게 되는 모습이 펼쳐졌다.

어릴 적 땅새와 고향 동무였던 연희. 그는 엄마를 잃은 땅새를 위로하고 홀로 남은 땅새의 동생 분이(신세경)를 보살피는 착한 소녀였다. 땅새와 연인은 이렇게 사랑을 키워갔지만 권문세족에 의해 마을이 습격당하면서 사랑은 허상에 그치고 말았다. 어여쁜 외모 때문에 땅새의 눈앞에서 가노들에게 겁탈을 당한 연희는 독을 품고 자객으로 변신했고 당시 연희를 버리고 도망갔다는 죄책감에 땅새 또한 떠돌이 자객이 됐다. 두 사람 모두 썩어빠진 고려를 없애고자 마음의 칼을 간 것.

이런 두 사람은 성인이 돼 피도 눈물도 없는 자객으로 살인을 서슴지 않게 됐다. 땅새는 까치독사로 도당3인방을 이룬 권력자 백윤(김하균)을 살해했고 연희는 화사단의 대방 초영(윤손하)의 눈에 띄어 그의 흑첩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달랐던 점은 연희는 초영과 정도전(김명민)의 사이에서 이중 세작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고려를 없애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정도전의 뜻을 믿고 초영과 이인겸(최종원), 길태미(박혁권), 홍인겸(전노민)의 동태를 파악해 방책을 세우는 공을 세웠다. 두 사람이 다시 재회할 수 있었던 것도 연희가 정도전의 편에 섰기 때문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땅새가 연희의 이중 세작을 알고 마음의 동요를 느끼며 전개의 변화를 예고해 더욱 흥미진진했다. 이중 세작의 위험함을 연희에게 알리며 그의 행동을 막아서는 땅새와 자신이 왜 이중 세작을 해야만 하는지 설득하는 연희의 모습이 보는 이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언제까지 위험한 일을 하고 다닐 거야?"라는 땅새의 한숨에 연희는 "이런 난세에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거야"라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연희는 "난세란 약자의 지옥이야. 난세엔 여러 종류의 약자가 존재하지. 그중 언제나 빠지지 않는 약자가 아이와 여자야"라며 뼈 있는 일침을 날렸다.

이어 "나는 아이인 동시에 여자였던 소녀였어. 아이였기에 힘이 없었고 여자이기에 그들이 탐내는 게 있었지. 그래서 참혹하게 난세에 짓밟혔어"라며 "약자로서 난세를 그대로 당한 소녀였던 내가 도망친 너 따위보다 난세와 싸울 이유가 없는 것 같아? 우리가 알던 우리는 이제 세상 어디에도 없어"라며 절규했다.

연희는 땅새에게 그 사건이 있었던 이후 자신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했는지, 왜 정도전의 나라에 희망을 걸어야만 하는지 대변했다. 그저 평범하게 살고자 했던 자신의 소박한 소망이 얼마나 헛된 허상인지 세상을 통해 알게 됐다. 그렇다. 난세에 사랑은 없었다. '육룡이 나르샤'의 숨겨진 자일색, 정유미의 진가가 난세 속에 드러났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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