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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해 시청자의 마음을 뜨겁게 울린 한 편의 명품 드라마가 탄생했다.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잔잔한 파동을 일으킨 명작. 그 안에는 배우 문근영(28)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일찌감치 '마을'의 도현정 작가와 이용석 PD는 출연하는 배우들은 물론 스태프들에게도 김혜진을 죽인 살인범에 대해 일절 함구해 보안을 유지했다. 덕분에 배우들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매회 던져지는 힌트를 추리해 나가며 살인범의 실체를 찾아 나서야 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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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의 친엄마가 지숙이었다는 게 밝혀졌을 때 정말 많이 놀랐어요. 첫 회에 혜진이와 지숙이 싸우는 이유가 단지 불륜으로 인한 싸움이 아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거든요. 혜진이와 지숙의 나이 차이가 크지 않았고 당연히 '딸은 아니겠지' 생각했거든요. 상식선으로는 상상도 못 했던 반전이라 깜짝 놀랐죠."
이렇듯 정답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회 대본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어떤 작품보다 재미있었다는 문근영은 누구보다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 '마을'의 열혈 팬이었다고. 엔딩까지 모두 털어내고 나니 이야기 전체가 납득이 갔다고 전했다.
"이번 회차 대본을 읽고 나면 다음 회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너무 궁금했거든요. 어떻게 보면 연기에 집중한 것보다 범인을 추리하는 데 더 집중한 것 같아요(웃음). 캐릭터로 봤을 때는 아쉽고 속상했던 부분도 없지 않았거든요. 소윤이 매일 마을의 다른 사람들과 만나면서 사건을 캐묻고 사실을 밝히는 과정이나 감정선이 친절하지 않았거든요. 그런 부분조차도 16회 엔딩을 통해 많이 위안을 받았어요. 부족한 간극을 16회에서 많이 메꿔진 것 같아요. 스스로도 16회를 통해 정리됐어요. 소윤이라는 캐릭터나 마음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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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밑밥, 떡밥이라고 하잖아요. 하하. 드라마 전반에 밑밥과 떡밥을 잘 깔아놨는데 이걸 잘 회수해야 '마을'의 진가가 발휘되는데 안될까 봐 조마조마했죠. 드라마를 이끄는 배우로서 도현정 작가가 엔딩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불안하기도 했죠(웃음). 이랬던 제가 16회 대본을 받자마자 '괜한 걱정이었구나' 후회했죠. 그냥 저희만 잘 연기하면 됐었어요. 물론 시청자가 원하는 더 좋은, 더 기발한 엔딩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정도면 '마을'의 진심이 충분히 담겼다고 생각해요. 마지막까지 기절초풍할 반전 보다는 어느 정도 사건을 정리해주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이만하면 떡밥도 많이 회수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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