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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몇몇 가수들이 '음원깡패'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은 발표하는 앨범마다 각종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을 휩쓸기 때문에 이런 별명이 붙었는데 사실 '원조 음원깡패'는 따로 있다. 바로 특별한 방송 활동 없이 그저 신곡을 발표했을 뿐인데 어김없이 차트를 장기 집권하는 남성 중창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정엽, 나얼, 영준, 성훈)이 그들이다.
이번 4집은 이전 '에이 사이드'에 담기지 못했던 반쪽이어야 하지만 브라운아이드소울은 팬들에게 기다림의 명분을 만들어 냈다. '에이 사이드'에 공개되었던 곡들을 마치 신곡인듯 새 옷을 입고 적재적소에 자리했으며, 전체적 콘셉트는 물론 한 곡 한 곡의 배치와 섬세한 디자인까지 5년의 시간이 납득이 되는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디지털로 쪼개지는 극단적인 스낵 컬처의 시대에 왜 아직도 음원을 앨범으로 발매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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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은 1990년대 EP사운드 중심의 전형적인 팝 발라드 곡이다. 하모니가 중심에 자리하고 있으며, 흔한 사랑 얘기가 아닌 가정에 대한 소재로 곡을 풀어냈다. '마이 스토리'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팬들이 사랑해왔던 브라운아이드소울 특유의 폭발적 감성을 경험할 수 있다.
사실 더블 타이틀곡 중 좀 더 대중적인 노래는 '홈'이다. 하지만 정작 음원이 공개된 이후 성적은 오히려 '밤의 멜로디'가 차트 정상을 휩쓸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나얼은 "이 곡이 이렇게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 지난 1970년대에 미국에서 유행하던 장르인데 사운드는 생소할 수 있지만 멜로디 중심이다 보니 감동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정엽은 "음원이 공개되기 전 멤버들과 '많이 긴장된다'고 얘기를 했다. 다행히 반응이 좋아 기분이 굉장히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멤버들의 목소리만으로 거의 모든 곡을 소화해왔던 이들이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두 명의 뮤지션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에픽하이의 타블로와 유성은이 그 주인공으로, 타블로는 '텐더 아이즈'에 랩을 보탰고 유성은은 '그만 그만'에서 성훈과 호흡을 맞췄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은 "타블로는 예전에 나얼과 같이 작업을 한 경험이 있는데 이번에도 흔쾌히 도움에 응해줬다. 유성은 씨는 평소 친하기도 하지만 노래와 가장 잘어울리는 싱어인 것 같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은 어떻게 보면 디지털 음원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게 많은 곡이 수록됐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정엽은 "요즘 너무 미니멀해졌는데 우리는 앨범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담았다. 요즘 복고가 트렌드인데 음악에 있어서도 아날로그적인 감성들이 살아났으면 좋겠다"며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정통성을 지키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이 하는 한국적 소울이 과연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나얼이 "가장 중요한 것은 소울 음악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있으며 얼마나 열정이 있느냐 이다. 한국적 소울이 무엇인지 우리도 잘 모르겠지만 음악을 하는 사람이 한국 사람이니까 그런 열정으로 음악을 만둘어냈을때 우리의 정체성이 담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정규 4집 앨범 발매 이후 방송활동은 예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오는 12일 광주를 시작으로 대구, 일산, 부산, 인천, 서울을 도는 전국 투어 콘서트 'Soul 4 Real'로 팬들을 만난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