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KBS 가요대축제', 김창완 밴드 무대가 특별했던 이유

기사입력 2015-12-31 08:2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기승전 '김창완'이다.

'2015 KBS 가요대축제'가 30일 방송됐다. 이번 가요제를 살린 것은 다름아닌 김창완 밴드였다. 김창완은 대한민국 대중음악계 톱5에 드는 인물이다. 특유의 실험적인 가사와 사운드, 독특한 발성법으로 한국 록음악의 토대를 다졌고 장기하를 비롯해 수많은 후배들에게 영향을 줬다. 그런 그가 연말 가요제 무대를 꾸민다는 사실은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김창완이었다. 세월이 지났음에도 목소리는 여전했고 사운드는 한층 깊어졌다.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 '청춘',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아니 벌써', '개구쟁이' 등 역대 히트곡 메들리가 이어졌고 후배 가수들이 서포터로 나섰다. 씨엔블루 정용화, 엑소 수호 백현 시우민, 소녀시대 서현이 콜라보무대를 꾸몄고 비록 서현이 가사를 잊어버리는 실수를 했지만 김창완이 이를 다독이며 훈훈한 장면을 보여줬다. '개구쟁이' 엔딩무대에서는 전 출연진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모두 '떼창'을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리란 기대와 달리 일부만 목소리를 내는 바람에 다소 산만한 느낌을 안기긴 했지만 '개구쟁이'란 명곡이 주는 감동이 이를 상쇄했다.

김창완의 무대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지만, 가장 큰 의미는 '패밀리 콘서트'를 탄생시켰다는데 있다. 일반 가요제와 같이 아이돌 잔치로 끝날 수 있었던 '가요대축제'에 김창완이 오르면서 신구세대 화합의 장을 이끌어냈다. 부모 세대에겐 익숙하고 요즘 세대에는 다소 낯설지만 어디서 한번쯤은 들어봤던 그런 노래를 보유하고 있는 가수는 별로 없다. 그중 하나인 김창완이 무대에 올라 원곡 가수의 저력을 보여줬고 여기에 요즘 세대에 익숙한 아이돌이 콜라보 파트너로 나서면서 진정 부모세대와 자녀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패밀리 콘서트를 탄생시킨 것. 결국 김창완은 가요제의 역사까지 다시 쓴 셈이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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