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강하늘-박정민, 황정민이 선택한 이유 있었구나

기사입력 2016-02-01 15:34


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톺아보기'='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라는 순우리말.

'동주'

작품성 ★★★★

오락성 ★

감독 이준익 / 주연 강하늘 박정민 / 배급 메가박스(주)플러스엠/ 개봉 2016년 2월 18일

'소원' '사도' 등 의미있는 작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이준익 감독이 이번에도 '좋은 영화'로 남을 만한 작품을 내놨다. 영화
'동주'는 윤동주와 그의 친구 송몽규의 짧은 인생을 담은 작품이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윤동주와 그의 절친이자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인생을 마치 시를 화면에 보여주듯 그려낸 이준익식 문법은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이 윤동주의 시를 그의 일생에 맞춰 풀어냈다는 사실을 안다면 더욱 가슴 아프게, 하지만 더욱 아름답게 영화를 볼 수 있다. 강하늘, 아니 윤동주가 읊는 시가 화면에 그려질때 그가 어떻게 이런 시를 써냈는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으니 말이다. 특히 우리가 그저 단순히 외우고 있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하는 '서시'를
'동주'를 통해 들을 때 윤동주의 마음은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이준익 감독이 흑백화면을 선택한 것도 이해가 간다.
'동주'는 단순히 일제 강점기의 디테일이 중요한 영화라기 보다는 윤동주와 송몽규의 감정이 중요한 작품이다. 흑백 화면을 통해서 관객들은 캐릭터 한명 한명의 디테일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다.


이같이 윤동주와 송몽규의 캐릭터가 잘 살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의 연출력 뿐 만 아니라 강하늘 박정민의 연기력 덕이기도 하다. 실제 남은 사진 속 윤동주와 닮은 강하늘은 문학 자체만을 꿈꾸다 시를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시대라는 것을 깨달으며 시대의 아픔을 느끼는 캐릭터를 깔끔하게 소화해냈다. 송몽규 역의 박정민은 '어디서 이런 배우가 있었지'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자신의 캐릭터를 제대로 풀어냈다.

극 중 윤동주가 시집의 제목으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쿠미(최희서)에게 말할 때를 떠올리면 왠지 모르게 아직도 온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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