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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대한 편견을 딛고, 글로벌로 나가겠다!"
시장에서는 넷마블의 시가총액이 최소 5조~6조원,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올해 상장이 예고된 호텔롯데의 예상 시총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 정도라면 코스피 기준 상위 25위권으로, LG전자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무형의 자산인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가 전통 기업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시대가 변했다.
코스피 상위 50위권으로 영역을 넓혀봐도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를 보유한 엔씨소프트(17일 기준 5조2191억원)가 전체 49위에 위치해 있고, 직간접적으로 게임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네이버(시총 12위), SK텔레콤(14위), KT(34위), CJ(41위) 등이 포진해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30여개의 게임사들이 상장해 있을 정도로 게임산업은 문화콘텐츠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진흥보다는 규제에 여전히 방점이 찍혀 있지만, 글로벌로 나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게임은 전세계 유저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디지털 문화 콘텐츠이기에, 북미와 유럽뿐 아니라 일본, 그리고 중국도 게임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과 시장, 여기에 한국 게임을 모방한 단계를 넘어 이미 수년 전부터는 한국 개발력을 넘어서면서 세계 최대 게임시장으로 성장했다. 세계적인 게임사인 블리자드가 지난해 캐주얼게임 '캔디크러쉬' 시리즈를 만든 영국의 킹(King)사를 6조원에 인수한 것처럼 천문학적인 인수합병(M&A)이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요즘 최고 화두인 모바일게임만으로 압축해도 전세계 시장규모는 올해 40조원대로 예측된다. 북미와 중국, 일본 등이 각각 6조~7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역시 3조원대를 넘어 4조원대에 도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4년 후인 2020년쯤에는 최소 2배 성장한 80조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기회의 땅'인 셈이다.
당연히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게임사들이 계속 도전해야 하는 분야인 것이다. 지난 1월 국내를 대표하는 주력 13개 품목의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모두 감소하는 충격을 준 가운데, 게임은 어쩌면 얼마 남지 않은 한국 대표 산업일 수도 있다.
이날 행사에서 글로벌 도약을 선언한 방준혁 의장은 "그동안 한국 게임사들이 주로 국내에 안주하고, 국내 매출에만 집중하면서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받는 것 같다. 글로벌 메이저 게임사로 성장해야 산업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고 더 활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상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래야 예전처럼 훌륭한 인재들도 게임을 자랑스러워하고 더 많이 유입될 것이라고 강조한 방 의장은 "1000명 규모의 회사에서 지난 5년간 3000명으로 늘었다. 넷마블은 매년 2번의 공채를 하는데 지난해 하반기에만 130명을 뽑았다"며 "좋은 인재라면 정원을 정해놓지 않고 얼마든지 뽑을 것이다. 넷마블 뿐 아니라 게임사들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시가총액만으로 산업을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게임은 이처럼 글로벌 산업적인 가치뿐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서 가지는 문화적 파급력과 영향력이 막대하다. 부정적인 면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면서 동시에 진흥과 육성은 결코 놓쳐서는 안된다. 국내에서 인정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한국 게임산업의 대표주자로 글로벌에서 가치를 입증하겠다는 넷마블과 방 의장의 도전이 단순한 선언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