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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피를 나눈 친형제보다 더 각별했던 민성욱의 죽음이 유아인을 각성시켰다.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조선 팔도에 피바람이 몰아친다.
앞서 정도전의 계획을 눈치챈 이방원의 아내 민다경(공승연)은 반촌에 무기를 숨겨 놓은 상태. 정도전이 사병 혁파에 불을 댕기자 초조해진 민다경은 조영규(민성욱)를 시켜 더 많은 무기를 반촌에 숨겨 달라 부탁했다. 이에 조영규는 무휼(윤균상), 홍대홍(이준혁)과 함께 이방원이 소유한 무기를 빼돌릴 계획을 꾸몄다.
일촉즉발 상황이 벌어진 가운데 뜻하지 않은 화근이 발생했다. 죽은 공양왕(이도엽)의 어린 아들이 반촌에 있는 이방원의 무기고를 목격하게 됐다. 우연히 무기고에 들어온 공양왕의 아들은 각종 무기를 보며 감탄을 자아냈고 이런 상황에서 조영규는 할 수 없이 칼을 들어야 했다.
조영규의 충격적인 죽음. 뒤늦게 이 소식을 들은 이방원은 싸늘한 주검이 된 조영규의 얼굴을 부여잡고 오열했다. 이방원에게 조영규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믿어주고 따랐던, 그리고 가장 힘든 상황에서 의지가 됐던 형이었기 때문. 이방원은 "형"이라며 조영규를 흔들어 깨웠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었다.
정도전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한동안 무기력감에 빠진 이방원은 조영규의 죽음으로 각성했다. 자신의 사람들을 죽이고 모든 판을 뒤흔든 이들을 용서할 수 없었다. 한때 존경했던 스승 정도전과 피를 나눈 막냇동생 이방석(정윤석)의 숨통을 끊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 차갑게 변한 이방원은 무휼에게 "방석이, 정도전 죽여야겠다"며 나즈막이 말했고 그 누구도 걷잡을 수 없는 '피의 전쟁', 제1차 왕자의 난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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