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금토극 '시그널'이 지난 1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시그널' 최종화는 평균 시청률 13.4%(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최고 시청률 15%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1화부터 최종화까지 전 회차를 통틀어 전 연령 남녀 시청층에서 비지상파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고 메인 타깃인 2049연령에서도 평균 시청률 11.3%, 최고 시청률 12.5%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제부터 '한드', 이렇게 만들라고 전해라
그래서 우리나라 상황에서 대안으로 만들어진 것이 반 사전제작이고 '시그널'은 이를 완벽하게 활용했다. 극이 진행되면서 김은희 작가는 결말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고 그의 방식대로 밀고 나가 호평을 받은 것. 그것도 스릴러라는, '해피엔딩'도 썩 어울리지 않고, 주인공을 죽이자니 시청자 반응이 걸리는 장르를 표방한 작품에서 말이다. 드라마 방영이 끝나기도 전에 배우와 작가가 푸켓 포상휴가까지 다녀왔으니 제작진의 자신감은 알 만하다.
배우들, 드라마에서 영화같이 연기하면 어떡해
'청룡의 여신' 김혜수는 드라마에서도 역시 빛이 났다. 20대 초반 신참 순경을 연기하면서도 미모와 연기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의 모습에 보는 이들이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역시 명품배우'라고 말했다. 30대 후반 팀장이 되서는 넘치는 카리스마로 여느 남자 캐릭터를 압도하며 존재감을 빛냈다.
이재한 형사 역의 조진웅은 정말 혀를 내두르게 하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시그널'에서 조진웅 연기의 백미는 극장 눈물신이었다는 반응이 많다. 죽은 연인이 예매한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극장 관객들이 박장대소하는 가운데 오열하는 이재한 형사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 충분했다는 평이다.
이들에 비해 아직 내공이 부족한 이제훈도 못지 않은 활약을 해냈다. 회를 거듭할 수록 박해영 캐릭터를 빛내며 앞으로를 더 기대케 했다. 김원해와 정해균, 이유준 등 전담팀원에 오연아, 정석용 등 감초배우들 그리고 손현주 이상엽 등 깜짝 출연자들의 활약까지 '배우는 연기를 잘해야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확인시켰다.
|
촘촘한 이야기, 스릴러라면 이정돈 돼야지
'시그널'은 에피소드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미제 사건을 다루며 과거와 현재의 형사가 무전으로 연결돼 사건을 해결한다는 구성이다. 김 작가는 이미 '싸인' '유령' '쓰리데이즈'를 통해 빈틈없는 이야기 구조와 긴박한 전개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스릴러 장르에 특출난 면을 과시한 바 있다. 하지만 '시그널'에서 그는 각 에피소드별 이야기를 가져가면서도 그것을 바탕으로 전체 스토리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해내는 놀라운 필력을 자랑했다. 왠만한 '미드'를 넘어서는 이같은 구조는 김 작가의 철저한 노력으로 만들어낸 것이라 보는이들의 감탄을 자아낼 만하다. 때문에 시청자는 한 장면 한 장면을 허투루 볼 수 없었다. 모든 진행히 촘촘히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균관 스캔들' '미생'을 성공시키며 이미 '흥행제조기'로 불리고 있던 김원석 PD는 영화같이 완성도 높은 연출로 '영화를 씹어 먹은 드라마 감독'이라 불리며 '시그널 폐인'을 양산했다. 그리고 이런 과정들로 '시그널'은 '이정도 완성도는 돼야 '한드'라고 할 수 있지'라는 기준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