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땅: 듀랑고, 2차 테스트를 마치며...

기사입력 2016-04-12 18:16





모바일게임 최초로 '개척형' 장르를 선언한 '야생의땅: 듀랑고'의 2차 리미티드베타테스트(LBT)가 종료됐습니다.

올해 진행된 1차 테스트에서 기존 모바일게임과 다른 '탐험', '생존', '커뮤니티' 등의 가능성을 확인했기에 이번 2차 테스트에 관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저들 사이에서 '재미있다'는 입소문으로 페이스북 커뮤니티에는 테스트 시작 전부터 테스터 자격을 얻기 위한 유저들의 참여도 상당했었습니다.

이번 테스트는 30레벨 콘텐츠까지 즐길거리가 확장됐고, 음성 채팅기능이 추가되어 지난 테스트에서 부족하거나 불편했던 점들이 개선되었습니다. '2~3인으로 즐긴 유저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파파랑' 이은석 디렉터는 '혼자서도 충분히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고 인터뷰를 통해 들었었기에 어떤 방식으로 즐겨볼지에 대한 개인적 고민도 있었습니다.





<약 7,000명의 일원으로 듀랑고 세계로>

이번 듀랑고의 2차 LBT의 참여자는 약 7000명(6,937명)으로 생각보다 많지 않은 인원들이었습니다. 섬의 크기가 제한적이고 자원을 위해 몇몇 장소에 유저들이 모이는 탓에 만나는 유저들간의 조우가 잦아 생각보다 더 많은 유저들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참여 유저는 많지 않았습니다.

1차 테스트 경험이 있었기에 빠르게 안정섬에 자리를 잡고 탐험과 제작을 반복하기 시작했습니다. 확실히 처음 듀랑고를 접했을 때와 느낌이 달라 '무엇을 해야할지'가 명확한 만큼 위치선정, 모험의 순서가 확실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번 플레이를 했기 때문인지, 같은 콘텐츠를 반복하는 이유 때문인지 1차 때의 신선함 대신 다소 지루함이 느껴지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듀랑고가 '생존'이 아닌 '개척'에 게임의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 한번 플레이한 유저의 입장에서는 빠르게 레벨을 올려서 보다 위험한 장소에 가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는데 반복해서 레벨을 올려야 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1차 테스트에서는 먼 앞보다 가까운 다음이나 현재를 위해 많은 것들을 천천히 준비했었는데, 경험자이기에 알고 있는 부분이나 반복이 필요한 구간을 '빠르게 스킵'하고자하는 마음이 강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은 결국 특정 구간에 나타날 수밖에 없기에,

'유저들에게 중간 중간 어떻게 모험의 동기 부여를 꾸준히 제공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듀랑고 개발진들에게 주어진 큰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이번 테스트로 벌써 2번 이상 테스트에 참여한 유저들이 존재하고 이들이 또 다시 듀랑고의 세상에 돌아와 모험을 하고 정식 서비스에도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비슷한 콘텐츠 사이사이에 어떤 요소들을 넣을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과연 유저들은 스스로 콘텐츠를 찾아갈 수 있을까?>

야생의땅: 듀랑고는 초반 튜토리얼 구간을 제외하면 퀘스트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목표를 스스로 결정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좋은 바구니를 많이 만들어서 모험에서 챙긴 물품을 사유지에 보관하면서 플레이할지, 탐험하고 제작하면서 모험과 제작의 밸런스를 맞춰가면서 플레이할지 유저들이 스스로 플레이 패턴을 만들어가게 됩니다.

이로 인해 유저들마다 게임의 동선과 플레이 패턴이 만들어지고 필요한 재료도 달라집니다. 이번 테스트의 모험가는 1,328명이고 정착가는 2,613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모험가와 정착가를 결정하는 레벨 10 이전에 약 3천명의 유저들이 게임을 그만두었다는 의미도 됩니다.

현재 많은 게임에서는 유저들에게 수많은 퀘스트를 눈앞에 제공합니다. 이은석 디렉터와의 인터뷰에서 '러닝머신과 같이 개발사가 유저들의 앞에 퀘스트를 가져다 놓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듀랑고는 경험자가 없다면 바구니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돌칼은 어떻게 만드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얻은 재료를 가공하면서 배워나가야 하죠. 이런 부분을 재미있게 느끼는 유저들도 있겠지만 어렵고 복잡하다고 느끼는 유저들도 있을테고, 불편함을 이야기하는 유저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테스트에 새로운 콘텐츠가 많이 추가되었지만 가장 큰 변화는 사냥꾼, 모험가, 정착자로 구분된 직업구분이 모험가, 정착가로 압축된 부분이라고 봅니다. 1차 테스트에 사냥꾼은 전투에 특화되어 전투 중심으로 게임을 풀어가며 조금 쉽게 레벨을 올렸는데 모험가는 채집과 탐험 그리고 정착자는 모험가의 재료 수급에 콘텐츠 비중이 제법 높아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이번 2차에 사냥꾼과 모험가 직업을 합치면서 레벨업과 재료수급이 용의해짐에 따라 플레이 패턴에 큰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 모험가가 1,328명, 정착가가 2,613명으로 조사된 것도 소규모 그룹에서 정착가의 비율을 크게 높이면서 나타난 성향이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솔로 플레이를 했지만 안정섬의 모여서 플레이하는 유저들을 보면 정착가들이 많았던 것을 간접적으로 보기도 했으니까요.

모험가들이 어찌 보면 활동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고 보이긴 하지만, 유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착가들이 원하는 재료를 모아오라는 압박에 못이겨 쉬지도 못하고 일터로 떠나는 가장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좋은 재료에 따라 완성되는 물품의 성능이 결정되기에 모험가들은 항상 불안정섬의 레벨을 고려해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공룡과 사투를 벌이면서 재료를 모아야하는 고생 아닌 고생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앞으로의 듀랑고는?>

2차 LBT를 마친 듀랑고는 3차 테스트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임의 기본이 되는 '탐험'의 '정착', '커뮤니티'는 어느 정도 틀이 잡혀 나가고 있다고 봤을 때, 앞으로는 좋은 자원을 가진 섬을 두고 벌어지는 '경쟁' 요소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은석 디렉터는 인터뷰를 통해 '좋은 자원을 두고 부족이나 국가가 경쟁하는 구조'를 언급한 바 있고, 이번 테스트에서 PvP 요소가 제거된 것도 불편함 없이 공정하게 유저들이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함으로 볼 수 있습니다.

'1차 테스트의 PvP를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넣었다'고 실수를 인정한 이은석 디렉터였기에 유저들이 경쟁하는 PvP 요소는 보다 공정하고 원치않는 유저들이 말려들지 않는 선에서 경쟁이 필요한 장소에 넣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테스트가 30레벨 제한으로 이뤄졌는데 약 일주일의 기간 동안 27레벨이 가장 높은 유저로 기록된 것으로 보면 초반 플레이의 틀을 어느 정도 계산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면 지난번처럼 20레벨에 PvP 콘텐츠를 넣을지, 30레벨에 넣을지, 혹은 특정 불안정섬에 넣을지 등을 고려해 다음 테스트에는 경쟁 요소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개인적 소감>

확실히 혼자서 플레이하면 조금 외로울 수 있는 게임이 듀랑고입니다. 하지만 듀랑고에서 본 가능성은 아무도 없을 것 같은 섬에서 누군가 구조요청을 했을 때 그 곳으로 유저들이 몰려들어 그 유저를 구해주고 인사를 하며 떠나는 쿨한 정(情)이 느껴지는 게임입니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아이템이 좋아서라기 보다 같이 게임하는 유저들이 모여 있기에 나타날 수 있는 긍정적 모습이라고 봅니다.

물론 아직은 제한된 인원들이고 원하는 유저들이 게임에 접속했기 때문에 소셜 요소의 긍정적인 부분들이 게임에 많이 적용되고 보여지고 있다고 봅니다. 접속에 제한이 없어지면 소위 '트롤' 역할을 하는 유저들이 많아질 것이고 과연 이려한 요소들이 게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듀랑고는 '개척' '탐험'이란 요소 속에서 '사회'가 어떻게 만들어 질 수 있을지가 가장 관심이 가고 궁금한 게임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개발진들의 잉여력을 만나볼 수 있는 것도 듀랑고의 재미 중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맑은 마음을 품을 어른들이 보는 살색 화보 잡지 '맑심', 용도를 알 수 없는 현대의 아이템들, 제조사에 감사 편지를 보내고 싶은 맛의 '스팸', 피로 회복 아이템 '바커스', 잘생겨지는 부적 등 아이템 하나하나에도 재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듀랑고가 한마디로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게임이 가진 시스템 상 친절함이 부족한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분명 누군가에게는 어렵고 불편한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이 게임에 열심히 참여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다음 테스트를 기다리는 것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유저들과 함께 할 수 있고 기존에 다른 게임에서 느껴보지 못한 '탐험'과 '모험'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최호경 게임 담당 기자 press@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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