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 '태후' 송혜교, 엔딩 앞두고 터진 이쁜이의 진가

기사입력 2016-04-14 11:25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얼굴도, 마음도, 연기력도 '예쁜' 송혜교가 '태양의 후예' 마지막을 이끄는 힘으로 작용했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김은숙·김원석 극본, 이응복·백상훈 연출) 15회에서는 유시진(송중기)을 잃고 슬픔에 빠진 강모연(송혜교)의 모습이 안방극장을 가득 채웠다.

툭하면 백화점(비밀 작전)을 가는 연인 유시진이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그가 사랑하는 일이기에 이해하고 존중해주려는 강모연은 그저 유시진이 몸 건강히 돌아와 주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늘 그랬듯 갑자기 백화점으로 떠나야 한다는 유시진. 이번엔 세 달짜리라는 소리에 눈물을 글썽인 강모연은 "미안해요. 안 그러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돼요"라며 유시진을 배려했다. "빨리 와요. 다치지 말고, 늦지 말고"라는 든든한 말과 함께 유시진을 보냈다.

한 계절만 혼자 보내면 돌아온다는 유시진의 말을 믿고 기다리는 강모연. 하지만 그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작전지에서 전사하셨습니다"라는 최우근(박훈)의 말에 강모연은 "난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떡하지?"라고 현실을 부정했다.

믿을 수 없는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윤명주(김지원)를 찾은 강모연. 그러나 윤명주도 마찬가지였다. 밖에서 울고 있는 윤명주를 본 강모연은 "왜 이러고 있어? 네가 이러고 있으면 나 아무것도 못 물어보잖아. 자기 아빠 높은 사람이라며, 다 확인한 거야? 잘 못 안 걸 수도 있잖아. 오진일 수 있잖아. 울지만 말고 대답해 윤명주"라며 소리쳤고 이내 서대영(진구)의 유서를 들고 있는 윤명주를 보고 좌절했다. "진짜야? 진짜 안 와? 나 진짜 이제 그 사람 못 봐? 정말 그 사람 안 온 데?"라고 오열했다.

이후 강모연은 달라졌다. 유시진에게 부끄럽지 않은 진짜 의사가 된 것. 유시진의 기일에 맞춰 해외 의료봉사에 나선 강모연은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때때로 유시진이 생각날 때면 "나 혈액형 O형이에요. 진짜 인형인 줄 알까 봐" "여기 사막도 있데요. 오아시스도 있을까요?" "이윤보다 생명이다. 생명과 바꿔서 남는 장사는 없다는 깨달음을 주죠. 나 이런 의사 됐어요. 그곳에서 보기에 나 자랑스럽나요?"라면서 답장 없는 메시지를 보내곤 했다.

그리고 송중기가 떠난 날 사막 한가운데서 홀로 추모식을 하던 강모연은 "빅보스 송신"이라는 무전을 받았다. "말도 안 돼"라는 강모연의 말처럼 유시진이 나타났고 거짓말 같은 현실이 펼쳐지게 됐다. "되게 오랜만입니다"라는 유시진의 목소리에 메이는 가슴을 부여잡은 강모연은 "살아있었어요? 살아있었어"라며 유시진을 끌어안았다.

이날 송혜교가 선보인 눈물연기는 안방극장을 초토화했다. 한없이 사랑스럽고 귀여웠던 강모연이었지만 믿을 수 없는 연인의 죽음으로 한순간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상황을 매끈하게 소화한 것.


송중기의 매력으로 초반부를 달군 '태양의 후예'는 후반부 송혜교의 고밀도 감정 연기를 터트리며 시청자의 몰입을 높였다. '이쁜이' 송혜교의 진가가 발휘된 15회였다.

갑자기 몰아닥친 슬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비극을 200%로 소화한 송혜교. 진정성 있는 그의 열연에 시청자는 함께 웃고 함께 울었다.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낸 송혜교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KBS2 '태양의 후예'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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