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 '돌저씨', '태양'을 피하는 방법은 '없.었.다'

기사입력 2016-04-15 09:35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아쉬운 퇴장이다. 배우들의 명풍 연기, 탄탄한 스토리, 디테일한 연출까지 모두 갖췄지만 역시 '태양'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노혜영·현주연 극본, 신윤섭·이남철 연출) 마지막회에서는 이해준(정지훈), 한홍난(오연서)이 역송체험을 마치고 저승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돌아와요 아저씨'는 어렸을 때 기억을 잃은 신다혜(이민정)가 오빠 한기탁(김수로)을 기억해냈고 자신 또한 신다혜가 아닌 한홍난이었음을 알게 되면서 꼬였던 실타래가 풀렸다. 한홍난은 신다혜를 위해 자신의 역송체험 시간을 이해준에게 나눴고 두 사람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하며 이승과 작별했다. 아낌없이 주고 떠난 한홍난, 그리고 한기탁은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졌다.

이해준 역시 한기탁의 뒤를 이었다. 일에 빠져 가족을 돌보지 못하고 죽었던 과거 김영수(김인권)를 돌아보며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던 이해준. 그는 한홍난이 주고 간 역송체험 시간 동안 가족에게 집중하며 그들의 상처를 보듬었다. 물론 아쉬움은 남았다. 욕심이란 게 끝이 없다고 가족이 자신의 정체를 알아봐 주길 바랐던 것. 허탈함을 남긴 채 저승으로 떠나려던 이해준이었다. 그러나 그때 신다혜는 이해준이 자신의 남편 김영수였음을 깨달았다. 너무 늦어버렸지만 다시 돌아와 사랑을 전해준 이해준, 그리고 김영수에게 "수고했어요, 오늘도"라는 말을 건네며 남편을 보냈다.

'휴먼 드라마'의 정석을 선보인 '돌아와요 아저씨'.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던 '따뜻한' 소신이 안방극장을 감동으로 물들인 순간이었다. 명품 배우들의 열연, 코믹한 스토리 등으로 마지막회까지 호평받은 '돌아와요 아저씨'로 남게 됐다. 특히 오연서는 '인생작'을 만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벽한 싱크로율을 과시했다. 근래에 보기 드문, 잘 만든 휴먼 드라마로 남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운 대목은 '시청률'이다. 2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7.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한 것 외엔 시청자에게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동시간 방송된 KBS2 '태양의 후예' 벽은 높아도 너무 높았던 것. 마지막회, 2.6%로 종영했다.

'돌아와요 아저씨'는 앞선 9회에서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배경음악으로 선택, 웃픈 에필로그를 선보이기도 했다. '울고 있는 나의 모습 바보 같은 나의 모습 환하게 비추는 태양이 싫어 태양이 싫어'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 아무리 달려봐도 태양은 계속 내 위에 있고'라는 비의 노랫말이 낯설지 않다. 말이 씨가 됐던 것일까? '돌아와요 아저씨'는 끝내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씁쓸하게 작별을 고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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