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동상이몽''안녕하세요', 火밤의 불쾌한 사연 경쟁

기사입력 2016-04-26 10:3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예능 오락 프로그램은 시청자에게 웃음과 재미를 주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화요일 밤 동시에 전파를 타는 두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와 '동상이몽'은 종종 과도한 설정과 자극적인 소재로 불쾌함을 선사한다. 지난 26일 밤 방송이 대표적인 사례다.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와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는 일반인 출연자가 직접 자신의 고민과 사연을 시청자와 나눈다는 점에서 결을 같이 한다.


두 프로그램은 방송 초반에는 특이한 식성이나 취미, 성격 등 때문에 고민하는 독특한 출연자들이 출연해 '고민 나눔'이라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와 '재미'라는 예능 프로그램의 색깔을 모두 잡았다.

하지만 '동상이몽'의 편성 변경 이후 동시간대 맞붙게 된 두 프로그램은 최근 '사연 경쟁'을 벌이듯 앞 다투어 심각한 수준의 시청자 사연을 내놓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 단발성으로 다뤄질 수준이 아니라 상담과 치료가 필요해 보이는 수준의 사연들이다.

지난 25일 방송분만 봐도 알 수 있다. '동상이몽'에서는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일찍 생활 전선에 뛰어든 고등학생 오빠가 출연해 등교 거부를 하는 동생이 걱정이라는 사연을 털어놨다, 하지만 동생은 동생 나름대로 어린 시절 아픈 아빠의 욕설과 폭력을 혼자 견뎌야 하는 아픔이 있었다. 이 어린 남매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책임한 아버지에 있었던 것. 하지만 '동상이몽'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남매가 서로 포옹하며 훈훈하게 화해하는 걸로 마무리 지었다.
'안녕하세요'도 마찬가지. 이날 방송에서는 떡집 일부터 집안 살림, 육아까지 눈 뜨고 잠들 때까지 일만 하는 아내가 나왔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일에 나 몰라라였다. 일반 시청자들이 봐도 이해하지 못할 행동. 이 부부에게 필요한 건 누가 봐도 부부상담 등의 치료였지만, 방송은 "앞으로는 잘 이해해줄게"라는 훈훈한 사과로 마무리 지었다. .

문화평론가 정덕현은 "두 프로그램이 내세우고 있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소통'이다. 소통만으로도 어느 정도 상처가 치유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소통'을 통한 치유와 공감이 목적이라면 출연자를 선택에 대한 정확한 기준과 사연의 적정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평론가는 "이들 프로그램이 재미와 웃음을 추구하는 예능이라는 점에서 치료나 상담 전문가 등의 패널 등의 투입 등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며 "따라서 제작진은 출연자 선정 과정에서 과연 출연자의 사연이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할 수준인지 시청자들도 보기 불편한 비정상적인 사연은 아닌지 고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SBS, KBS, '동상이몽' '안녕하세요' 캡쳐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