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 '왕따에 오류까지' 가요 순위프로 꼭 필요한가

기사입력 2016-05-30 14:24


사진캡처=KBS2 '뮤직뱅크'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가요 순위 프로그램은 지상파 방송에서도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KBS만 해도 '가요톱텐'이라는 전통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게 바톤을 이어받은 '뮤직뱅크'가 수년째 전파를 타고 있다. 하지만 그 영향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하는 추세다. 그리고 최근에는 갖가지 악재까지 겹치며 '유지해야하는가'라는 재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실제로 지상파 방송 3사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 순위는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7일 방송한 KBS2 '뮤직뱅크'(이하 뮤뱅)는 전국 시청률 1.4%(이하 닐슨 코리아 집계)를 기록했다. 지난 29일 방송한 SBS '인기가요'(이하 인가)는 2.6%에 머물렀고 순위제를 폐지한 MBC '쇼 음악중심'(이하 음중)은 28일 방송에서 2%를 기록했다. 단지 신인 가수들이 "나 음악방송에 몇번 출연했다"고 어깨를 '으쓱'할 '스펙 쌓기'용 프로그램이 돼버린 것.

덕분에 음악 순위 프로그램은 방송사에서도 '계륵'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시청률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예능국 PD의 입장에서는 버리기도 아까운 프로그램이 바로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다.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야 다른 예능에 출연할 수 있다"는 루머까지 돌고 있는 실정이다.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너흰 출연 못해?

출연 불가 리스트가 있는 것은 아니자만 공공연히 출연이 힘든 가수들은 많다. Mnet '프로듀스 101' 출신 걸그룹 아이오아이는 아직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체감하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인가' 출연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서기도 했다. '음중'도 마찬가지였고 가까스로 '뮤뱅'에는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JYJ의 멤버들은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단순 순위 집계 방식으로 인해 순위는 아이돌 위주로 짜여질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레 아이돌 이외의 가수들은 이 프로그램들과 멀어지게되기도 했다. 단순히 '아이돌의, 아이돌을 위한, 아이돌에 의한' 프로그램이 돼 버린 것이다.


이젠 순위 오류까지?


이 가운데 프로그램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순위에도 오류가 나타났다. 지난 27일 방송한 '뮤뱅'에서는 AOA의 'Good Luck(굿럭)'이 트와이스의 'Cheer Up(치어 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방송 후 팬들의 질타가 높아졌다. 순위 집계가 잘 못됐다는 것이다. '뮤뱅'측은 확인에 나섰고 음반 점수에서 오류가 났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순위도 트와이스와 AOA를 바꿨다. 덕분에(?) 두 그룹 모두 피해자가 됐다.

네티즌들도 뿔이 많이 났다. 한 커뮤니티의 네티즌은 "'뮤뱅'이 암암리에 유명 아이돌 1위 한 번씩은 방송점수나 음반점수 슬쩍슬쩍 조작해서 준다는 건 아이돌 팬들 사이에선 유명해서...이번이 처음 공론화 된 것일 뿐 처음은 아니겠죠"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이번이 솔직히 처음은 아니죠. 여기저기 난린데 처음으로 '뮤뱅'도 번복한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때문에 대대적인 혁신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폐지할 것이 아니라면 순위 선정방식이나 공연 시스템 자체를 손봐야한다는 것이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고질적인 문제들, 이제 바꿔야하지 않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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