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 '또 오해영' 만인의 서해영을 돌려주세요

기사입력 2016-06-07 10:1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결혼 전날 파혼당하고 동기들에게 무시당해도 그럭저럭 괜찮았던 서현진. 츤데레 옆집 남자의 보살핌 아래 쓰린 상처도 치유하고 남몰래 짝사랑까지 더하며 '로코퀸'의 매력을 더했던 그였다. 하지만 이제 더는 사랑스럽지 않다. 그에게 남은 건 무섭게 변한 악과 한뿐이다.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박해영 극본, 송현욱 연출) 11회에서는 한태진(이재윤)의 파혼 전말을 듣게 된 오해영(서현진, 이하 서해영)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난주, 다시 돌아온 한태진과 사랑이 돼버린 박도경(에릭) 사이에서 혼란을 겪었던 서해영. 그는 뒤늦게 내민 박도경의 손을 잡으며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듯 보였지만 아니었다. 서해영을 사이에 둔 삼자대면이 펼쳐진 것. 서해영은 파혼의 원인이 박도경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큰 충격에 휩싸였다.

어렸을 때부터 예쁜 오해영(전혜빈, 이하 전해영)의 액받이로 살아야만 했던 서해영. 결혼마저 전해영의 액받이로 끝난 자신의 상황이 황당하기만 했다. 또 학창시절 끝난 줄 알았던 눈물겨운 악연의 고리가 여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뼈저리게 알게 되면서 괴로웠고 분통스러웠다. 자신만의 긍정 에너지로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썼던 서해영이었지만 그럴수록 더 크게 몰려오는 재앙에 결국 두 손, 두 팔을 들어야만 했다.

사사건건 자신의 발목을 잡는 전해영이 어처구니없었고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끝내 자신을 붙잡아 주지 않는 박도경이 원망스러워 견딜 수 없었던 서해영. 이 모든 악재가 못나고 허름하게 생긴 자신 때문이라며 자책한 서해영은 진한 화장과 망사 스타킹 등으로 허름함을 벗어나려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거북할 정도로 안 어울리는, 흉한 자신을 보며 서글픔을 느껴야만 했고 이어진 박도경의 '미안해'라는 비수에 또다시 피눈물을 흘려야만 했던 서해영이다.

박도경을 향해 무릎을 꿇으라며 악을 쓰는 서해영은 처절함을 넘어 섬뜩한 공포를 전했고 "사랑한다" 말 한마디 못하는 박도경은 회를 거듭할수록 답답한 고구마를 안겼다. 1시간 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두 캐릭터의 감정 널뛰기에 지치기 시작한 시청자다.

담백한 현실 저격 로맨스와 망가질수록 사랑스러웠던 '로코퀸' 서현진으로 충분했던 '또 오해영'.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갈 길을 잃은 듯 표류하기 시작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2회 연장을 발표한 이후부터 불필요한 가지들이 가득해진 기분. 담백했던 스토리는 섬뜩한 치정물로 변했고 주연 배우들의 감정선 또한 기복이 심해 공감을 얻기 힘들다. 잔뜩 늘어놓은 떡밥을 수거하기에 급급해 보이는 '또 오해영'은 여러모로 중심을 잃은 듯하다.

앞으로 결말까지 7시간이 남은 상황. 부디 우리가 사랑했던 '또 오해영', 그리고 서현진이 돌아오길 바란다.

soulhn1220@sportshosun.com, 사진=tvN '또 오해영'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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