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비정상회담' 개국공신 타일러, 그와 이별이 유독 아쉬운 이유

기사입력 2016-06-14 09:40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타일러만은…."

100회를 맞이한 JTBC 대표 예능 프로그램이 개편된다. 기욤 패트리(캐나다)와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를 제외한 기존 외국인 멤버들과 제작진은 지난 13일 102회 방송을 끝으로 시청자들과 작별 인사를 하게 됐다. 정들었던 멤버들의 하차 소식에 팬들 모두 아쉬워하고 있지만 팬들을 가장 섭섭하게 하는 사람은 바로 미국 대표 타일러 라쉬다.

2014년 7월 7일 1회 방송부터 함께 해온 '개국 공신' 타일러는 국적을 의심케 하는 완벽한 발음과 단어 및 문장 구사, 화려한 스펙 등으로 방송 초반부터 눈길을 제대로 끌었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 수록 시청자는 그의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토론 실력 보다 우리 사회에 두껍게 자리 잡은 부조리한 사회와 고정관념과 편견에 가하는 따끔한 일침에 마음을 빼앗겼다.

투표를 하지 않는 국민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고 강제 투표를 해야한다는 의견에 대해 타일러는 "정부가 국민에게 의무가 있지 국민이 정부에게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생계를 위해 투표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을 위해 시스템을 설계한느 것과 억지로 투표하도록 접근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1월 11일 방송)
또한, 반려견과 결혼 중 한가지를 선택하라는 애인 때문에 고민이라는 여성의 말에 대해 "이제 우리가 결혼할 거니까, 네가 이거와 이거 중 선택해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남자가 나중에 가서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 할 것 같냐. 직장을 포기하라 할거다. 그러니까 이 남자냐, 강아지냐가 문제가 아니라 이 남자가 희생을 요구하는 태도 자체가 문제다"라고 말해 여성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사기도 했다.(1월 18일 방송)

타일러는 비합리적인 일들에 대해 누구 보다 분노했다. 특히 대한민국에 깊숙히 자리 잡은 '꼰대' 문화에 대해 "한국 사람들은 나이가 어리고 지위가 낮다는 이유로 부당한 일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부당한 일에 대해서 참지 말고 예의 바르게 항의하라"라고 말하거나 "어른과 아이 사이에 질서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지 어른이 무조건 옳다는 말이 아니다. 유교와 권위주의는 구분해야 한다"고 날카롭게 지적하며 젊은 층의 환호를 이끌어 냈다.

타일러의 의견이 모든 시청자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도, 그의 말이 뭐든지 '정답'은 아니지만 시청자들이 그의 말에 귀 기울이는 이유는 토론하는 타일러의 진중한 태도에 있었다. 모든 의견을 뒷바침해주는 사례와 이유 등은 듣는 이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기 충분했다. 또한, 주제에 대한 타일러의 진지한 접근과 정확한 단어들은 자칫 가볍게만 치부될 수 있는 주제들을 핵심을 시청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줬다.

다시 말해 타일러는 토론 예능인 '비정상회담'에 가장 적합한 출연자였다. 팬들이 그의 하차를 가장 아쉬워하는 건 당연한 일. 개편된 '비정상회담'이 타일러이 빈자리를 채워줄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개편된 '비정상회담'은 6월 20일 첫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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