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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녹화 후에는 자주 팀회식을 갖는다는 tvN '집밥 백선생'팀. 시간·장소 불문, 인터뷰를 위해 어디든 찾아가는 출장토크의 장점은 이럴 때 빛을 발합니다. 백종원을 태우고 회식 장소로 이동하며 인터뷰를 진행한 것인데요. 구수한 사투리와 솔직털털한 입담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새 회식 장소인 식당에 거의 다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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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부'는 친근한 백종원의 이미지와 생활밀착 요리들의 특성이 아주 잘 드러나는 별명입니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1위 행진을 이어가던 당시 사용했던 닉네임이기도 하죠.
"백주부라는 표현을 제일 많이 들었쥬. 주부라는게 어쩌면 남자 입장에서 꺼리는 단어잖아요. 요즘 맞벌이 부부가 늘다보니주부라는 단어가 예전에 비해 많이 쓰이지도 않고요. 자화자찬일지 모르지만, '백주부'로 인해 주부라는 표현이 따뜻하고 정감있는 단어가 된 것 같아서 좋아요. 고맙기도 하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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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텔'에서 설탕을 자신있게 넣었는데 시식에 나선 스태프들이 "너무 달다"라며 거부 반응을 보인 상황은 '슈가보이'라는 별명을 지는 그에게 충분히 당황스러웠을 겁니다 . '집밥 백선생'을 대표하는 메뉴 '만능간장'에 '몸 서리치게 짜다'는 평가가 있어 백선생이 A/S 방송까지 선보였죠. SBS '3대 천왕'에서 닭고기를 먹다가 금니를 빠진 순간도 빠질 수 없습니다. '집밥 백선생' 제자들의 엉뚱한 요리법은 백종원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발상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백종원이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은 따로 있었는데요. 바로 아내 소유진에게 게임용 마우스를 들켰을 때입니다. 백종원은 이 사실을 '마리텔' 생방송 도중 네티즌의 제보로 알게 됐죠. 소유진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네티즌이 보고 채팅창을 통해 이를 알렸고, 이를 안 백종원은 "출근할 때 마우스 숨겼는데 어떻게 알았지? 쉬는 시간이 무서워지네요. 휴게실 안 가고 여기서 요리 하겠습니다. (소유진)전화 받지 않겠습니다"고 황급히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습니다.
"마우스 들켰을 때 진짜 당황했슈. 결혼 했을 때, 처음에는 같이 게임하려고 꼬셨거든요. 결사 반대하더라고요. 제가 제일 부러운게 부부가 같이 하는 게임을 하는 거라서, 같이 하고 싶었는데요. 단호박이더라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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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진 씨유. 말 그대로 '요리 불모지'라서요. 근데 앞으로 늘거예요. 이미 많이 늘었고유. (SBS '불타는 청춘'에서 김국진이 백종원의 도움을 얻어 된장찌개에 도전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를 언급하자) 아, 이번에는 갈비 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해서 그것도 알려줬어요."(지난 14일 방송된 '불타는 청춘'에서 김국진이 강수지를 위한 생일상을 차렸는데요. 백종원의 레시피로 LA갈비를 만드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된장찌개에 이어 백종원의 레시피와 김국진의 손길이 어우러진 컬래버레이션 갈비, 맛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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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요시사는 집에서 요리를 잘 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도 있지만, 백종원은 집에서도 요리를 많이 하는 편이라네요. 백종원과 아내 소유진이 요리를 하는 비율은 8대 2정도라는대요. 3끼 중에 1끼는 아내가 만든다고 합니다. 특히 아이들의 이유식은 엄마인 소유진이 직접 챙긴다고 하네요.
"요리 많이 해요. 오히려 너무 많이 해서 문제쥬. 요리라기 보다는 그냥 음식 하는거예요. 제가 뭐 특별한 것 할 것 같지만, 그냥 여느 집에서 끼니 때 먹는 뻔한 음식들이예요. 하하."
요리사에게 자신의 레시피를 공개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또 없을 겁니다. 기초부터 천천히 알려주는 눈높이 교육과 아낌없는 비법 방출은 백종원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하지만 백종원이라고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집밥 백선생' 하면서 솔직히 아까웠던 레시피 많았쥬~. (어떤 레시피인지 물으니) 전부 다쥬. 제가 어렵게 습득한 중요한 비법은 가르쳐주기 싫은 것도 많아요. 그래도 그 문을 열어 줘야 시청자들이 방송 보고 써 먹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쥬. 왜냐면 내가 잘 써먹었던 거니까.(웃음) 진짜 저한테 있는 레시피 다 풀어주는거예요. 가끔 '저기에 조미료만 넣으면 백종원 식당 레시피'라는 우스갯소리들도 하는데, 식당 메뉴에 들어가는 것들은 또 달라요. 아무래도 고급스러운 재료도 많이 들어가고요. 좀 더 깊은 맛이 더 있어야하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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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단순하쥬? (특별한 사연이 있는 음식은 아닐까하니) 사연은 없어요. 그냥 진짜 제가 좋아하고 즐겨먹는 음식들이예요. '서민 코스프레한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솔직하게 제일 좋아해요. 짜장면이야 어릴 때부터 참 좋아했고, 카레는 만들기 편하잖아요. 가정에서도 많이 만들어드시쥬? 밀가루 넣어 끓이는 경양식 스프도 좋아하고 실제로도 자주 만들어 먹어요. 저도 남들이랑 똑같거든요."
백종원은 사업가이면서 방송인이고, 한 가정의 가장이며 아빠입니다. 20여개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사업은 나날히 성장하고 있고, '쿡방'이 진다는 반응에도 백종원은 방송에서 여전히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아내 소유진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엿보는 백종원의 일상 속 모습도 완벽해 보이는데요. 요리를 하거나 아들 용희 군과 다정하게 놀아주며 가정적인 면모를 뽐내고 있습니다. 이러니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것 같은데요. 9번 문제를 통해 모든 것을 척척 해내 것 같은 '만능 백종원'의 속내를 들어봤습니다.
"사랑은 어렵지 않쥬. 애 키우는 것도 너무 즐겁고요. 근데 방송이 제일 어려워요. 준비하는데 스트레스가 있달까요. 막상 카메라 돌때는 괜찮은데 준비할 때 중압감이 있쥬. (방송 주제와 레시피 모두 직접 준비하는지 묻자) 시즌 1은 제가 100% 아이디어를 짰는데 시즌 2는 어떤 재료로 할지 제작진이랑 아이디어를 내서 같이 정하고요. 레시피는 제가 전부 맡아서 하쥬. '3대 천왕' 같은 경우는 제작진이 사전에 식당들 조사를 해오는데 그 중에 10개를 고르는게 어렵쥬. 누구 입에는 맞고, 누구한테는 안 맞을 수 있으니까요. 주요 시청층 입맛도 좀 고려해야 하고. 그런 준비들이 쉽지 않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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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손맛 같은, '집밥'이라는 단어가 주는 고정된 이미지 때문에 방송 초반에는 "이게 무슨 집밥이냐", "식당 레시피 아니냐" 등의 반응도 있었습니다. 백종원이 '집밥 백선생'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집밥은 현대의 사회인들이 요리라는 것에 대한 좀 더 쉽고 간단하고 즐거운 것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집밥 백선생'을 보고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게 '저게 식당밥이지 어떻게 집밥이냐'라는 거예요. 제가 방송에서 누누이 얘기하는게 '집밥 백선생'에서 말하는 집밥은 말 그대로 '집에서 해먹는 밥'이예요. 애초 시작도 '집에서 밥을 안 해먹던 요리 불능자가 집에서 한 번 해 먹어 보는 밥'이었어요. 근데 방송을 잘 안 보신 분들이 어머니가 해주는 밥, 어머니의 손맛과 헷갈리시는 거쥬. 방송에서 '우린 야매잖아요', '그럴싸하쥬'라고 얘기하는 것도 잘난체하려는게 아니고, 요리 초보자라도 쉽게 한 끼를 완성할 수 있다는 공감을 주려고 그러는 거쥬."
방송이 아닌, 백종원에게 있어 '집밥'의 완성은 '가족' 입니다. "가족과 대화하면서 먹는 밥"이 바로 그가 생각하는 '집밥'이라고 하네요.
"방송이랑 일 때분에 서로 바쁘다 보니까. 밥 먹을 때만은 모처럼 와이프랑 대화를 할 수 있어요. 그 시간이 저한테는 진짜 집밥을 먹는 시간이쥬."
ran613@sportschosun.com












